일본 명목임금 인상률 버블경제 이후 최대
일본 노동자들의 지난해 월평균 명목임금 인상률이 버블 경제 이후 3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임금 인상을 강조하면서,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는 파격적인 급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12월 노동자 1인당 현금 급여(명목임금)가 전년 동월 대비 4.8% 올랐다고 전날 발표했다. 지난해 월평균 명목임금도 1인당 32만6157엔(약 311만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버블 경제를 배경으로 임금이 빠르게 늘었던 1991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명목임금에 인플레이션 효과를 반영한 실질임금도 12월 들어 증가세(0.1%)로 돌아섰다. 월간 기준 실질임금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다만 연간 실질임금은 직전 연도보다 0.9% 감소했다. 후생노동성은 “급여는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물가 상승을 아직 임금이 따라잡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임금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통화 완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에노 쓰요시 도쿄 NLI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견실한 임금 상승이 이어지면 일본은행이 통화 부양책 축소를 진행하기 더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그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임금 인상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상공회의소 등 경제 3단체와 만나 “반드시 물가 인상률을 넘는 임금 인상이 실현되도록 부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임금 인상이 기시다 총리의 저조한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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