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편집권 침해’ 법으로 방지한다
신문사업자로 등록하거나 사업자 지위를 승계할 때 ‘편집·제작 운영계획서’를 시·도지사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최근 기업이 신문사 인수 뒤 편집권 침해로 논란을 빚는 사례가 빈발하자 방지 장치를 만들자는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신문사업자로 등록을 하거나, 사업자 지위를 승계할 때 ‘편집의 독립성 보장’과 ‘독자의 권리 보호’에 관한 사항이 담긴 편집·제작 운영계획서를 시·도지사에게 제출하는 것이다.
홍익표 의원은 “자본 권력으로부터 편집권을 독립시키고 언론업계 종사자들이 스스로 양심과 자유에 따라 보도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언론시민단체는 개정안 발의를 환영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서울신문은 호반건설이 인수한 이후 대주주 비판 관련 보도가 50여건이나 무더기로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고, 인천일보에서는 현 시장의 측근이 사장으로 임명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이번 신문법 개정안은 편집권 침해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라고 말했다.
‘편집·제작 운영계획서’를 시·도지사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공개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독자가 언론을 구독할 때 편집 방향, 논조 등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라며 “편집·제작 운영계획서 제출 의무를 둔다면 이를 일정 기간 알리도록 하면 독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인권센터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신문사를 차지한 대주주 자본의 본색은 편집권의 독립과 사주의 이익이 상충할 때 비로소 드러난다”며 “공식적으로 제출된 문서를 발판 삼아 언론사 종사자들은 편집권 독립에 대한 약속을 지키라고, 함부로 언론인을 내쫓거나 기사에 부당하게 간섭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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