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발목 잡힌 영끌족, 경매물량 쏟아져

[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최근 지속된 고금리와 함께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이자 부담을 못 이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의 물량이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전월 대비 1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전국의 임의경매 등기 신청 건수는 2천97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2월보다 13% 증가한 수치다. 1년 전(1천754건)과 비교하면 69%나 급증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경매물량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임의경매 등기 신청 건수는 작년 2월 1천754건으로 연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이후 같은 해 9월부터 증가세가 커졌다. 임의경매 등기 신청 비율도 작년 10월 44.6%, 11월 44%, 12월 45.3%로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해 1월의 임의경매 신청비율은 51.1%로 가장 높았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대출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하면 채권자가 담보로 받은 부동산에 설정한 근저당권 등 권리를 실행해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다. 채무자로부터 받은 부동산 담보권을 실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판결문과 같은 집행권원이 필요한 강제경매와 달리 재판 없이 법원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기존 대출금을 갚지 못한 집주인이 늘며 임의경매 등기 신청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원리금을 3개월 이상 갚지 못하면 임의경매를 진행하는데 최근 금리인상이 계속 이어지면서 원리금 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영끌족이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경매 진행건수는 9천732건으로 전년대비 15.7%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천267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1천247건, 서울 1천15건, 경북 944건 등을 기록했다.

/이정민 기자(jungmin7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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