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강세장 시작됐나…늘어나는 기술적 증거 vs 여전한 의심[오미주]

권성희 기자 입력 2023. 2. 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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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뉴욕 월가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하면 금리를 지금 전망하는 것보다 더 올릴 수 있다고 밝혔음에도 미국 증시는 7일(현지시간) 상승했다.

"디스인플레이션 과정, 즉 물가상승률 하락 과정이 시작됐다"는 발언에 방점이 찍히며 그의 메시지가 완화적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 근간에는 물가상승률 지표가 예상보다 높아질 리 없을 것이란 시장의 확고한 믿음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이 아무리 매파적으로 말한다 한들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이어간다면 통화정책도 데이터를 따라갈 수 밖에 없음을 시장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이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계획보다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는 경제 판단에 더 초점을 맞춘 것은 당연한 반응일 수 있다.

S&P500, 4개월째 전 저점 유지
인플레이션 하락과 아직 침체 징후 없이 괜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경제 덕분에 미국 증시는 올들어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과 기술적 분석상 강세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상승세가 한두달만에 꺾였던 지난해 베어마켓 랠리와 달리 이번 강세는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0월12일 3577.03으로 최저치를 찍은 뒤 4개월째 랠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28일 3783.22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전 저점은 지켰다.

7일 종가 4164.00은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16.4% 오른 것이다. 전 저점 대비 20% 상승은 기술적으로 강세장을 뜻한다.

나스닥, 12월28일 저점 대비 19%↑
나스닥지수는 지난 12월28일 1만213.29가 지난해 최저치이다. 지난해 10월12일에 기록한 전 저점 1만417.10을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7일 종가 1만2113.79는 지난해 12월28일 저점 대비 18.6% 오른 것으로 단기 급등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지난해 9월27일 2만9136.90이 저점이었다. 7일 종가 3만4156.85는 전 저점 대비 17.2% 오른 것이다.

3대 지수의 이같은 전 저점이 깨지지 않는다면 미국 증시는 이미 지난 가을과 겨울 사이에 바닥을 찍고 강세장을 시작한 것이 된다.

언제가 바닥이었는지는 언제나 시간이 지난 후 과거 주가 차트를 확인하고서야 알 수 있다. 다만 최근 증시가 상당히 강하다는 사실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우선 메타 플랫폼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장기 하락 추세선을 뚫고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증시 상승세는 일부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일 S&P500 기업 가운데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한 기업의 비중이 78%까지 올라갔다. 이는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증시가 한참 고점을 향해 올라가던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여러 측면에서 상승 종목의 비율을 랠리의 폭(breadth)이라고 하는데 랠리의 폭이 넓을수록 시장도 강한 것으로 판단한다. 증시가 골고루 오른 만큼 지수가 특정 업종의 하락에 덜 취약하기 때문이다.

S&P500지수는 지난 2일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올라가는 골든 크로스도 달성했다. 골든 크로스가 나타나기는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장기 하락세의 상승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기술적 지표의 강세를 증시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증시 하락세 가운데 일시적인 반등이 아니라는 것이다.

KKM 파이낸셜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킬버그는 WSJ에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인해 증시가 지난해와 다른 환경에 접어들었다며 증시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오펜하이머의 기술적 분석팀장인 아리 왈드는 WSJ와 인터뷰에서 성장주 주도로 많은 종목들이 증시 반등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새로운 강세장의 보증마크"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들어 테슬라는 60%, 아마존과 알파벳은 각각 22%씩 급등했다. 통신 서비스업과 재량 소비업, 정보기술업은 올들어 모두 두자리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수익률이 좋았던 유틸리티와 헬스케어, 소비 필수업 등 방어업종은 올해 랠리에서 소외되고 있다.

왈드는 강세장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가 오를 때 팔지 말고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제조업과 금융업, 기술업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아직 강세장 진입 확신 못하는 이유
물론 증시가 바닥을 쳤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페어리드 스트래터지의 창업자이자 페어리드 전술 업종 ETF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케이티 스톡튼은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해 유지하고 있는 종목들을 찾고 있다며 현재 시장은 검증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채와 금, 에너지업종에 투자하며 방어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랠리의 지속성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시장이 이 수준에서 버티며 올라갈 수 있는지 확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랠리에 동참하는 종목이 늘어난다는 점은 역으로 보면 증시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많이 올랐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스톡튼은 CBOE(시카고 옵션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변동성 지수(VIX)가 지난주 1년 이상만에 최저치로 내려간데 대해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며 시장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난해 침체장에서는 증시가 급락하며 VIX가 30 위로 올라간 뒤 반등이 찾아왔고 증시가 상승하며 VIX가 20 밑으로 떨어지면 랠리가 끝나고 반락했다. VIX는 지난해 10월 30 밑으로 떨어진 후 지난 1월20일부터는 내내 20 밑에 머물러 있다.

EP 웰스 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 전략 이사인 애덤 필립스는 증시가 향후 몇 주간 더 오를 수도 있지만 통화 긴축이 계속되면서 랠리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진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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