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前 이스타 대표 "채용비리는 오랜 관행… 이상직, 경영 관여"

김혜지 기자 2023. 2. 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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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확인 받고 입사 지원자 추천… 대부분 받아줬다"
김정식도 "'의원실 추천명단'이라며 보고해와" 진술
이상직 전 의원. (전북사진기자단 공동취재) 2022.10.1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가 '채용 비리 사건'과 관련, 8일 법원 증인신문을 통해 "이상직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과 국회의원 재직 시절에도 이스타항공 경영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업무방해 혐의로 이 전 의원, 김유상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최 전 대표는 이날 전주지법 형사제4단독(부장판사 김경선)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선 먼저 최 전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이 "이 전 의원이 어떤 방식·내용으로 채용에 관여했느냐"고 묻자 최 전 대표는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재직했을 당시엔 전화를 하거나 서울 목동 사무실에서 보기도 하고, 회사 근처 식당·카페 등에서 임원들을 불러 만났다"며 "국회의원일 땐 직접 전화하거나 김유상 당시 전무를 통해 메모를 받았다"고 답했다.

최 전 대표는 "이스타항공의 승무원·조종사 채용은 모두 이 전 의원의 확인을 받고 이뤄졌다"며 "나도 누군가를 추천해 합격 처리토록 지시한 적이 있지만, 이 역시 이 전 의원에게 확인 받았고 대부분 받아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설립 때부터 이런 관행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스타항공이 다른 대형 항공사에 비해 인지도도 낮고 후발주자여서 이 전 의원뿐만 아니라 많은 임직원이 경력직을 뽑으면서 추천했던 것 같다"고도 말했다.

검찰은 또 2013~14년 당시 부기장 채용자료를 제시하며 "각 지원자 옆에 최종구 부사장이 이름이 써 있고, 그 옆에 괄호로 양기대 광명시장, 이원욱 의원, 유정복 전 장관, 한명숙 의원 등이 표기돼 있다"며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최 전 대표는 "이 전 의원이 고등학교 동기 등 이런저런 인연·명분을 내세워 정치인들이 추천한 지원자들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던 인물들"이라며 "내가 그 내용을 인사팀에 전달하면 직원들이 내가 추천한 것으로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할당제'와 관련한 내부 규정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내부적으로 규정은 없었고 경영적 판단, 재량적으로 한 걸로 안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어진 김정식 전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에선 "2015~16년 채용 절차에서 서류전형이 끝난 후 인사부서로부터 합격여부를 보고받은 적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정식 전 대표는 "구두 보고 형태로 받았다"며 "구체적으로 개개인 합격 여부가 아니라 몇 명이 (합격)됐는지 정도로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김유상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김정식 전 대표에게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김유상 당시 보좌관으로부터 이 전 의원의 추천 명단을 팩스로 받았느냐"고 질의했다. 김정식 전 대표는 "내가 직접 받진 않았고, 인사팀을 통해 '의원실 추천명단'이라고 해서 받았다"며 "수시로 추천된 지원자 명단이 들어 왔다"고 답했다.

이 전 의원 등은 앞서 2015년 11월~2019년 3월 기간 이스타항공 직원 600여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청탁받은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합격시키도록 인사 담당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서류 합격 기준에 미달한 응시자 △지원서 제출을 하지 않은 응시자 △서류전형-1차 면접-2차 면접 등 절차마다 청탁받은 특정 응시자들을 무조건 합격시키도록 인사팀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이 서류심사와 1·2차 면접 과정에 여러 차례 걸쳐 부정하게 개입한 사실을 포함하면 범행 횟수가 총 184회에 아르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한 다음 재판은 내달 20일 열린다.

이 전 의원은 수백억원대의 배임·횡령 혐의로도 기소돼 7일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작년 5월12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아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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