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측근들 잇따라 국내 송환…속도 붙은 ‘쌍방울 의혹 수사’

김태희 기자 2023. 2. 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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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지기’ 인물 이번주 압송
검찰, 수행비서는 영장 청구

해외로 도피했던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사진)의 측근들이 잇따라 국내로 송환된다. 검찰이 의혹의 실마리를 풀 핵심 인물들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대북 송금 등 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매제이자 금고지기로 불린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는 이르면 이번주 중 국내로 압송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 8일 태국 파타야 지방법원에서 열린 불법체류 혐의 관련 선고 공판에서 벌금 4000밧(15만원)을 선고받고 항소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체포됐다가 현지에서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검찰은 김씨가 김 전 회장의 대북 송금 과정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김 전 회장의 대북 송금 액수는 850만달러 정도이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 200만달러, 4월 300만달러, 11∼12월 300만달러로 세 차례에 걸쳐 북한 측 인사에게 달러를 전달했다. 나머지 50만달러는 2019년 중국과 필리핀 등에서 북측 고위급 인사를 잇달아 접촉한 시기에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북측에 달러를 전달한 이유에 대해 ‘경기도 대신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를 낸 것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에 필요한 경비를 북한에서 요청해 보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북측에 보낸 자금이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이 대표인 칼라스홀딩스와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모씨가 사외이사로 있는 착한이인베스트에서 나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2곳은 김 전 회장이 세운 페이퍼컴퍼니(SPC)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나노스 등 쌍방울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이들 페이퍼컴퍼니로부터 자금을 대여한 뒤 대북 송금, 다른 SPC로부터 빌린 대여금 상환 등 업무를 처리했고, 이후에 모두 변제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SPC에서 빌린 돈을 개인적 용도보다는 회사 업무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횡령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회장이 SPC를 이용해 회사 자금을 대북 송금용 등으로 빼돌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이런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송환되는 대로 수원지검으로 압송해 이런 의혹을 포함한 쌍방울그룹 자금 흐름 전반에 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7일 국내로 송환된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씨를 상대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박씨가 사장으로 있는 착한이인베스트는 쌍방울그룹의 수사기밀 유출 사건과도 연관이 돼 있다. 지난해 수원지검에서 쌍방울 측으로 넘어간 수사기밀 자료 중 착한이인베스트의 계좌 압수수색 영장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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