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24년간 지진세 걷더니"…진앙지 주민, 부실대응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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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래 최악의 인명피해를 초래한 튀르키예 강진의 진앙지 가지안테프에서 당국의 부실한 재난 대응을 참지 못한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AFP통신과 영국 방송 BBC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튀르키예 정부는 지진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20여년 넘게 이른바 '지진세'를 걷어 왔지만 이번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초기 대응도 제대로 되지 않아 세금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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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최근 10년래 최악의 인명피해를 초래한 튀르키예 강진의 진앙지 가지안테프에서 당국의 부실한 재난 대응을 참지 못한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AFP통신과 영국 방송 BBC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튀르키예 정부는 지진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20여년 넘게 이른바 '지진세'를 걷어 왔지만 이번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초기 대응도 제대로 되지 않아 세금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상황이다.
가지안테프 주민들은 지난 6일 새벽 지진이 처음 덮친 후 12시간이 지날 때까지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무너진 건물에 깔린 주민들을 꺼내려 친척과 경찰관들이 구조대 대신 직접 맨손으로 잔해더미를 치워야만 했고, 저녁이 다 돼서야 당도한 구조대는 몇시간만 일한 뒤 밤이 되자 퇴근했다는 것이다.
지진 발생 이튿날 취재진과 만난 에브루 피라트(23)는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촌의 죽음을 예감하는 듯 "이젠 눈물이 남아있지 않아 더이상 울 수도 없다"고 말했다.
셀랄 데니즈(61)는 아직 동생과 조카들이 갇혀있는 상태라며 "오늘 아침 사람들이 더딘 구조를 참다못해 들고 일어나는 바람에 (상황을 진정시키려) 경찰이 나서야만 했다"고 현지 민심을 전했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특히 당국이 징수하는 지진세를 언급하며 "1999년 이후 걷힌 우리의 세금이 도대체 어디로 갔나"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튀르키예는 지난 1999년 1만7천여명이 사망한 서북부 대지진을 겪은 후 지진 예방과 피해 대응에 쓰겠다며 지진세를 도입한 바 있다. 지진세의 정식 명칭은 '특별통신세'(Special communication tax)다.
AFP는 튀르키예가 그간 지진세로만 총 880억리라(약 5조9천억 원)를 걷은 것으로 추정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지진세를 도입할 때 지진 예방과 응급 서비스 개선 등 다양한 사업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이 지진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튀르키예 당국은 지금까지 걷은 세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현재 가지안테프는 각종 상점이 문을 닫은 데다, 폭발 방지를 위해 가스 공급이 끊기면서 가정에는 난방도 이뤄지지 않는 등 생활 여건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영업 중인 빵집 앞으로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물과 음식도 매우 부족한 상태다.
한 여성은 이모가 아직 잔해 속에 묻혀있지만 살아서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이제는 그저 고인을 기다릴 뿐"이라고 쓸쓸히 말했다.
이번 강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1만1천20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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