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탕수육 논쟁 종결?… “부먹, 찍먹” 물었더니

최혜승 기자 2023. 2. 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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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대화형 AI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챗GPT'. /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가 공개한 대화형 챗봇 ‘챗GPT’가 국내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네티즌들의 챗GPT 사용 후기가 다수 올라오고 있다.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 의사고시를 통과하고 연설문도 쓸 정도라고 알려진 명성에 비해, 챗GPT의 한국어 능력이 떨어져서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챗GPT를 영문 서비스로 이용하거나, 어떻게 학습시키느냐에 따라 양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름 돋는 AI 챗GPT 학습능력’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한 네티즌이 챗GPT에게 삼행시를 학습하는 과정을 담은 글이었다. 당초 챗GPT는 삼행시를 알지 못해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네티즌과의 대화를 통해 삼행시에 대해 학습하고 이내 그럴싸한 작문을 짓는다.

대화 내역을 보면, 네티즌 A씨는 처음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제시하며 삼행시를 지어달라고 했다. 챗GPT는 그의 이름이 들어간 일반적인 시(詩)를 짓는다. A씨는 재차 ‘가을’로 이행시를 지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챗GPT는 “가을은 어느 때보다 단순하고 행복하다./ 작은 꿈을 품은 가을이 있고, / 그것이 내 마음을 푸르게 물든다”고 답했다.

이에 A씨가 “삼행시란 특정 단어를 음절로 분리한 뒤 맨 첫 글자로 문장을 짓는 것이다”라고 정의한 뒤 직접 ‘소나기’라는 제시어로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해했다면 ‘오솔길’로 삼행시를 지어봐라”라고 했다. 그러자 챗GPT는 “오솔길이 푸르게 펼쳐져 있다./ 솔잎들이 오솔길 위에서 흩어져 있다./ 길을 걸을 때마다 바람이 오솔길을 흔들어준다”라며 이전보다 나은 답변을 제공했다.

해당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챗GPT 성능 검증 완료됐다” “이런 식으로 학습 데이터 능력이 쌓이는구나” “내용은 엉망이지만 형식은 제대로 배운 것 같다. 신기하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한 네티즌이 챗GPT에게 대화를 통해 '삼행시'를 학습시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재미삼아 챗GPT를 사용하는 이들도 많았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챗GPT가 기나긴 논란을 종식시켰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 B씨는 챗GPT에 “탕수육은 소스를 부어서 먹는 음식인가 아니면 소스를 찍어서 먹는 음식인가, 아니면 소스를 볶아 먹는 음식인가”라고 물었다. 탕수육 소스를 부어서 먹느냐 찍어서 먹느냐는 온라인상에서 유명한 논쟁거리다. 이에 챗GPT는 “탕수육은 소스를 부어 먹는 음식”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기자가 챗GPT에게 비슷한 질문을 재차 던졌을 땐 “탕수육은 둘 다 먹을 수 있습니다. 부어서 먹는 것은 중국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찍어서 먹는 것은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다릅니다”라고 다소 중립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영어 서비스 기반인 챗GPT의 한국어 기능이 떨어지고, 한국 문화나 역사 등에 대한 이해도 높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왕조실톡’, ‘삼국지톡’ 등 역사 웹툰 작가 무적핑크도 이 같은 후기를 공유했다. 그는 챗GPT에게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이 말다툼하는 대화를 창작해줘”라고 부탁했다. 이에 챗GPT는 “안녕하세요 이성계” “안녕하세요 이방원”수준의 간단한 답을 내놓았다.

무적핑크는 이런 화면을 트위터에 캡처한 뒤 “다행이다. 당분간은 먹고 살 수 있겠다”라며 “거기다 이성계가 제국주의를 주장하던데, 이건 어디서 튀어나온 결과물일까”라고 적었다.

반면 챗GPT 영문 서비스를 이용하면 취업이나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특히 영문 이력서를 작성하거나, 영어 면접 전에 챗GPT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라는 조언 글도 올라왔다. 우선 챗GPT에게 영문 이력서에서 틀린 표현을 교정해달라고 한다. 이어 그 이력서를 바탕으로 질문을 뽑아달라고 한다. 또 이 질문에 대한 답변도 영문으로 만들어달라고 한 뒤, 그 표현들을 익히고 암기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챗GPT로 인턴 의대 추천서 초안을 3분만에 다 썼다. 이것저것 고쳐야겠지만 내가 처음 초안을 쓴 것보단 훨씬 부드럽고 좋다” “처음에 나랑 챗GPT가 무슨 상관이지 싶었다. 그런데 챗GPT가 내놓은 키워드에서 영감을 얻고 거기서 블로그 콘텐츠를 뽑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등의 후기들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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