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적용 `MS 검색` 써보니… "구글 검색과 이별할 준비" 호평

윤선영 2023. 2. 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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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칼럼리스트 빙 사용 후 감탄
웹브라우저 엣지에도 '챗봇' 도입
구글 '바드'로 기업 API 지원 대응

MS(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 기술을 적용해 새로 내놓은 검색엔진 '빙(Bing)'이 구글이 장악한 검색시장 판도를 뒤집을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S가 제한적으로 공개한 빙 새 버전을 써본 이들은 "구글 검색창과 이별할 준비가 됐다"는 평을 잇따라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IT 칼럼니스트 조애나 스턴은 7일(현지시간) 새로운 빙을 써본 후 "정보를 얻고 컴퓨터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에 큰 변화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글 검색창과 헤어질 준비가 됐다고 밝히면서 빙이 내놓은 검색결과가 매우 똑똑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제프리 A 파울러는 "웹을 검색하는 데서 웹과 대화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려 한다"면서 챗봇을 여러 문건을 종합해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AI 연구 조교'에 비유했다.

오픈AI의 챗GPT 돌풍에 긴장한 구글이 전날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를 공개하자 MS는 이날 이에 대한 반격으로 챗GPT 기술을 탑재한 빙을 공개했다. 구글도 이에 대응해 AI 세미나를 예고하면서 두 빅테크 공룡이 생성형 AI를 두고 불꽃 튀는 전쟁이 본격화됐다. 새로운 빙은 현재까지 공개된 챗GPT와 달리 최신 소식도 답변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전날 구글이 바드의 강점으로 내세운 점이다. 인간이 쓴 것 같은 문체를 구사하고 표정을 담은 이모지도 쓸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 기자들은 빙을 써본 후 "시애틀 식당 3곳을 추천해 달라는 말에 기존 검색기능은 별다른 설명 없이 식당들이 나온 지도를 제시했지만, 챗봇은 '최고의' 식당을 가려내기 위한 작업을 했고 후속 질문으로 채식이나 비용 등의 추가 질문을 하자 그에 맞는 정보도 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 이오시프 스탈린이 좋은 정치인인지 묻자 "논쟁적이고 주관적인 질문으로, 관점에 따라 답변이 다를 수 있다"고 피해갔다. 빙의 챗봇은 혐오 발언이나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도록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그러나 AI가 아직은 부정확하거나 터무니없는 내용을 답하는 경우가 있고, 출처로 표절 게시물을 제시하거나 답변이 너무 길고 장황하다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WSJ의 스턴은 아직 기존 검색보다 속도가 느리고 모든 답변이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MS는 엣지 웹브라우저에도 AI 챗봇 기능을 장착했다. 이를 이용하면 웹페이지 문서 내용을 요약하거나 온라인 게시물·이메일 등을 작성할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I를 활용해 글을 쓸 때 분량·문체·형식도 지정 가능하다. 향후 오피스 등 자사 다른 소프트웨어에도 AI 챗봇 기능을 도입할 전망이다.

한편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는 이날 "구글이 장악한 검색시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기술과 함께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사용자들이 마침내 (구글 이외의) 선택지를 갖게 됐다는 점이 흥분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의 93%는 구글이 차지하고 있고 빙의 점유율은 3%에 그친다. 이 가운데 MS는 챗GPT를 '게임체인저'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한편 MS와 구글은 대화형 AI 기술을 다른 기업들에 공개해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잡겠다는 야심도 밝혔다. 구글은 앞서 바드를 다른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MS도 AI 기술을 다른 기업들에 공개해 AI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키우고 아군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과 MS가 전면전을 시작하면서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생성형 AI 같은 새로운 검색 트렌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로 네이버만의 업그레이드된 검색 경험 서치 GPT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60% 이상을 기록하며 선두다. 그러나 챗GPT가 가져온 AI 기술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언제든지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네이버는 이에 앞서 지난 2021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한 뒤 이를 검색, 쇼핑, 예약 등에 적용하고 있다. 올해는 AI와 B2B(기업간거래) 사업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로 통합해 사업 집중도를 높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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