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나간다던데요?"…국대 후배의 도전장, 국내 1선발 장외 쟁탈전[시드니 타임]

김민경 기자 2023. 2. 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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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최원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곽)빈이가 개막전에도 나갈 수 있다고 하던데요(웃음)."

두산 베어스 국내 1선발 최원준(29)이 후배 곽빈(24)의 도전장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두 선수 모두 스프링캠프부터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올 시즌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곽빈은 현재 두산 투수진에서 가장 의욕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돼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기 때문. 곽빈은 호주로 넘어오기도 전에 WBC 공인구를 모두 소진했을 정도로 겨울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해왔다. 지난 2일 진행한 호주 스프링캠프 첫 불펜 피칭에서는 최고 구속 146㎞를 찍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곽빈은 찬한 선배인 최원준에게 종종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최원준은 8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빈이가 올해는 자기가 개막전도 나갈 수 있다고 하더라. '형 올해는 좀 편하게 던지세요. 내가 앞에서 던지겠습니다' 이러더라. '만만치 않을 텐데 괜찮겠냐'니까 '괜찮다'고 하더라"고 뒷이야기를 들려주며 웃음을 터트렸다.

최원준은 2021년과 2022년 2시즌 연속 국내 1선발을 맡았다. 2021년에는 29경기 12승, 158⅔이닝, 평균자책점 3.3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는데, 지난해는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탓에 30경기에서 8승, 165이닝, 평균자책점 3.60에 그쳤다.

곽빈은 지난해 주춤했던 최원준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11경기에서 5승, 66⅓이닝, 평균자책점 2.98로 활약하며 대표팀 발탁의 꿈까지 이뤘다. 최원준은 곽빈의 장난스러운 도발이 그냥 농담처럼 느껴지지는 않을 듯하다.

최원준은 "아직 무서움을 모르는구나. 지금 이제 자신만만할 때니까. 조금 지나면 잘 알 것"이라고 말하며 웃은 뒤 "외국인 투수나 국내 에이스랑 붙으면 확실히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만큼 팀에서 기대하는 것도 있는 거니까. 빈이가 그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 두산 베어스 곽빈 ⓒ 두산 베어스

최원준은 곽빈의 성장이 오히려 반갑다. 그는 "자극이라기보다는 경쟁 상대가 있는 건 좋은 일이다. 서로 시너지효과를 내고 같이 갈 수 있으니까. 2016년에 선배들이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로 불렸던 것처럼 그런 좋은 걸 같이 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고 진심을 표현했다.

오는 3월 열리는 WBC에서 나라를 위해 공을 던질 곽빈을 향한 응원이 이어졌다. 최원준은 "그냥 (대회가) 끝날 때까지 계속 겁이 없었으면 좋겠다. 나도 2021년에 도쿄올림픽에 다녀왔지만, 확실히 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 빈이는 옛날부터 좋은 공을 갖고 있었고, 옆에서 보면 정말 많이 바뀌었다. 어릴 때 좋은 재능을 갖고 프로에 와서 멋모르고 잘하다 아픔(팔꿈치 수술)이 왔을 때 많이 느낀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운동도 정말 열심히 하고, 목표한 것을 이루려 하더라. 저 나이 후배들이 그러기 쉽지 않다. 생활도 절제하는 것을 보니 잘할 것 같다"고 믿음을 보였다.

최원준은 오는 12일 곽빈이 미국 애리조나 WBC 대표팀 훈련을 위해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까지 경기장 밖에서 큰 힘을 주고 있다. 올해 곽빈이 정말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최원준은 "빈이가 휴식일 전날에 뭘 먹으러 갈지 코스를 다 정해둔다. 그리고 맨날 빈손으로 온다(웃음). 빈이가 그만큼 선배들한테 잘하니까 아깝지 않다. 대회에서 잘하면 내 덕분이라고 할지는 잘 모르겠다. 빈이가 훈련하러 미국 가서 좋은 것 사 오겠다고는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는 곽빈을 보며 최원준도 올 시즌 부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최원준은 "언젠가는 나도 다시 대표팀에 뽑혀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도쿄올림픽 때는 못해서 후회가 남는다. 다시 한번 기회가 생기면 조금 더 잘하고 싶다. 이승엽 감독님께서 올해 내게 13승 정도 이야기하셨다. 더 이상은 안 바라신다고 했는데, 더 승리할 수 있게 노력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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