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냈지만 웃을 수 없어”... 신세계·롯데, 백화점 성장세 둔화

김은영 기자 2023. 2. 8. 19: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세계, 매출 23.7%↑·영업이익 24.7%↑
롯데, 매출 0.6%↓·영업이익 90%↑
백화점·패션이 성장 견인했지만... 면세·가전·리빙이 발목
4분기부터 백화점 성장세 둔화... 올해 사업 전망 어두워

유통업계 양대 산맥인 신세계와 롯데가 지난해 주력 사업인 백화점의 실적 호조로 견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속된 명품 수요와 함께 일상 회복으로 패션 판매가 급증한 덕분이다.

그러나 면세, 가전, 리빙 등 주요 연결 자회사의 실적이 부진한 데다, 작년 4분기부터 백화점 실적 둔화가 시작되면서 올해 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전경. /뉴스1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조8128억원으로 23.7% 늘었고, 순이익은 5050억원으로 29.9%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백화점이 실적을 견인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869억원, 5018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6.4%, 38%씩 증가했다. 패션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매출이 7.1%, 영업이익이 25%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0% 증가했다. 매출은 15조4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297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역시 백화점이 실적을 이끌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3조2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980억원으로 42.9%가 늘었다. 백화점 매출액이 3조를 넘은 것은 2019년 이후 3년만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롯데마트도 판관비 효율화의 영향으로 영업이익(540억원)이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양사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신세계는 면세점과 리빙 사업이 고전했다. 면세점 사업을 하는 신세계디에프의 지난해 영업 이익은 전년 대비 722억원 줄어든 53억원에 그쳤다.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선반영과 특허 수수료 영향으로 4분기에는 적자 전환한 것이 이유다.

신세계까사는 영업 손실 277억원으로 적자폭이 188억원 늘었다. 주택 거래량 감소로 인한 홈퍼니싱(집 꾸미기) 시장 위축과 재고 소진을 위한 할인 판매가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은 가전 양판점과 홈쇼핑이 부진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영업 손실 520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다. 매출도 13.8% 줄었다. 리빙 사업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거래 침체 등으로 가전 판매가 줄어든 원인이다. 롯데홈쇼핑도 업황 부진과 송출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전경. / 롯데백화점 제공

올해는 본업인 백화점의 성장세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지난해 4분기부터 둔화가 시작됐다. 작년 4분기 신세계백화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 증가세에 그쳤다. 직전 분기인 3분기 영업이익이 50%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이 백화점의 분기 성장세가 한 자릿수를 기록한 건 2021년 이후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의 4분기 영업이익은 13.7% 감소했다. 쇼핑환경 개선 및 브랜딩 강화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의 경우 전 직원에게 특별 성과급을 줄 만큼 최근 백화점의 성장세가 돋보였지만, 올해부턴 경영 상황이 불확실해 이전만큼의 성장은 어려울 거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2023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64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73)와 2020년 2분기 코로나19(66) 때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백화점은 71을 기록해 직전 분기인 2022년 4분기 조사 결과(94)를 크게 하회했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양사는 올해 내실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서울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을 개편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온오프라인 투자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오는 8월 베트남 하노이에 여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의 역량을 강화해 개점 2년 차부터 흑자 전환을 꾀한다. 마트는 슈퍼사업부와 시너지 체계를 완성해 그로서리(식료품) 사업의 혁신을 이어가며, 롯데하이마트는 저효율 점포 통폐합 등 고정비 절감을 위한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선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