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는 거냐" "창피한 줄 알라" …탄핵안 놓고 '막말·고성' 국회
탄핵안 통과되자 與 규탄대회…"野, 브레이크 고장난 트럭"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여야는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강하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창피한 줄 알라"고 외치자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반사"라고 맞받아치는 풍경도 연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서 이 장관 탄핵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먼저 살펴보자며 '탄핵소추안의 법사위로의 회부 동의의 건'을 발의했지만 부결됐다.
법사위 회부 동의안 제안설명에 나선 송 의원은 약 30분에 걸쳐 탄핵소추안이 부당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러 차례 회의 진행을 중단하고 "경청해 달라"고 요청해야 했다.
송 의원이 "장관의 법 위반 사항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누구의 지시냐", "수사를 안 하지 않느냐"고 반박했고, 국민의힘에선 "일어서서 이야기하라"는 외침이 나왔다.
이어 송 의원은 "하위규정에 불과한 지침 위반을 이유로 탄핵소추 사유에 포함한 것은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다. 많은 민주당 의원들도 이를 충분히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잘모른다고요? 좀 공부 좀 하라"고 말했고,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송 의의 발언이 길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내려가세요", "창피한 줄 알아야지"라고 소리쳤고, 송 의원은 손바닥을 내밀며 "반사"라고 받아쳤다. 권성동 의원은 "한 시간 동안 하라"고 외쳤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159명을 죽여놓고 사과 한마디 없다"고 소리를 질렀고, 다른 의원들도 "그때 해임됐어야 될 장관"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의사일정 제1항보다 먼저 심의하자는 내용의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 제안설명에 나서자 민주당은 "잘했다"고 외쳤고, 국민의힘은 "날치기"라고 반발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이 장관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면서 이태원 참사 사망자 100여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뭐하는 거냐"는 항의도 나왔다.
이날 탄핵소추안이 총 투표수 293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09명, 무효 5명으로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단체 퇴장한 뒤 국회 본관 로텐더홀 중앙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안 강행처리=이재명 방탄' 현수막과 '이재명 방탄쇼, 탄핵소추안 규탄한다'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거대야당 슈퍼갑질 협박정치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규탄대회에서 "이태원 참사는 참으로 있어선 안 될 슬프고 처참한 일이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의 노력은 지금까지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며 민주당을 향해 "재발 방지를 위해 열심히 제도를 정비하고 체크할 일은 하지 않은 채 어떻게 하면 정부 여당에 상처를 더 낼 수 있는지만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레이크가 없거나 브레이크가 고장 난 대형트럭은 가끔 흉기로 변한다. 민주당이 지금 딱 그 짝이 되고 있다"며 "이렇게 힘자랑하다가 국민들의 심판으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속으로 패하고도 아직 무엇 때문에 자기들이 졌는지, 국민들 무엇을 심판하는지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오늘 민주당이 국회에서 저지른 일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는 반헌법적 폭거이자 의회주의의 파괴"라며 "오로지 민주당은 당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어떻게 하면 피해 볼까 하는 꼼수의 연속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들이 오늘 저지른 일이 얼마나 큰 헌정사의 과오인지조차, 그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지경으로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규탄대회를 마친 뒤 다시 본회의장에 복귀해 대정부질문 질의를 이어갔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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