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한국 교육은 '다음 소희' 구할 수 있을까

황대훈 기자 2023. 2. 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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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우리나라 영화는 송강호 배우의 '브로커'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었죠. 


그런데 칸이 주목한, 또 다른 작품이 있습니다. 


한국 영화 최초로 비평가 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오늘 국내 개봉한 '다음 소희',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VCR]


'제75회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


2016년 전주 콜센터 실습생 사망사건 다뤄


인터뷰: 김시은 배우 / 영화 '다음 소희' 소희 역

"소희는 춤을 좋아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표현할 줄 알고 그리고 싫으면 싫다는 표현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친구였어요. (근데 이제 그런 친구가) 콜센터의 현장 실습에 나가게 되면서 점점 고립되는 과정들을 겪게 되거든요."


누구의 책임도 아닌 죽음

진실을 파헤치는 자가 마주한 현실의 벽


인터뷰: 배두나 배우 / 영화 '다음 소희' 유진 역

"어떤 얼굴일까, 그것을 듣는 것은 어떤 얼굴일까, 막상 연결해 보니까 되게 막막하고 엄청 답답하더라고요. 관객분들도 다 같이 보면서 저와 같이 답답하고 또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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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과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칸 영화제 이후에도 정말 많은 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으셨습니다. 


세계가 우리 교육 현실을 다룬 영화를 그만큼 주목했다는 뜻일 텐데 현지 반응들이 어땠습니까?


정주리 감독 / 영화 '다음 소희' 

우리나라의 이런 교육 현실에 대해서는 일단은 굉장히 놀랍게 생각하시는 것 같고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이셨던 것 같고 하지만 이 청년들이 본인의 의지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그런 구조적인 문제나 시스템에 대한 것이나 이런 것들을 깊이 공감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본인들 자신들의 이야기로 또 적극적으로 대입해서 영화를 봐주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랬군요. 


이 영화의 배경은 전주 콜센터의 실습생 사망 사건입니다. 


2016년에 있었던 일인데 감독님께서는 2022년에 영화로 내놓으셨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사이에도 계속 비슷한 사고가 있었거든요. 


뉴스를 접하는 심경이 남다르셨을 것 같습니다.


정주리 감독 / 영화 '다음 소희' 

네,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굉장히 결정적인 계기도 그게 그냥 그 사건 하나만이 아니라 그 일 그 전에도 그리고 그 후에도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그 인식이었거든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제가 영화를 한참 준비하고 있는 촬영을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여수에서 그 요트 바닥에 있는 따개비를 따다가 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너무나 일단은 너무나 놀라고 슬펐는데 더 제가 슬펐던 것은 그 이후에 이제 사람들이 그 뉴스를 접하고 굉장히 놀라고 분노하고 당장에 이 일들을 바로잡아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심지어는 교육당국에서도 나와서 사과를 하고 그리고 대통령까지 나와서 시급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하고 하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것 하지만 또 이내 다시 잊혀지고 어쩌면 다시 또 반복될 것 같은 그런 이것들을 지켜보는 게 굉장히 참담한 심정이었어요.


서현아 앵커 

그러셨을 것 같습니다. 


사고가 반복이 되면서 교육 당국이 그 뒤로 여러 가지 개선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사실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제작하는 과정에서 좀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현장실습 제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정주리 감독 / 영화 '다음 소희' 

너무나 부끄럽게도 사실 저는 이 영화를 만들자는 제안을 제작사에서 받기 전까지는 몰랐어요. 


이 현장 실습이라는 형태로 고등학생들이 그렇게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을 하면서 이제 차근차근 알아가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마치 영화 속에도 나오는 대사이기도 한데요. 


대학병원 인턴십 같은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당장에 현장에 나가서 기술을 배워야지만 완성이 되는 그런 교육이 있으니까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교육을 하고 있겠구나 라고 처음엔 생각했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우리 사회에 가장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아이들이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음 아닌 것 같아요.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뭔가 근본적인 당장에 뭔가를 바꿀 수는 없을지라도 모두가 좀 근본적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근본적인 대책으로 꼭 이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만나볼 얼굴은 이미 감독님 영화에서는 익숙한 배두나 배우가 있고요.


그리고 새로운 얼굴, 신예 김시은 배우도 있습니다. 


함께 작업하신 배우들에 대해서도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주리 감독 / 영화 '다음 소희' 

우선은 이 두 여배우와 함께 이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저의 행운이고요.


또 '다음 소희'라는 영화의 행운이고 운명이라고도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우리 배두나 배우 같은 경우는 저랑 첫 번째 영화도 같이 작업을 했고 이번 영화에서는 더욱 돈독해진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어요. 


아주 강력하게 이 영화를 만들어가는 동지로서 영화 내내 함께 했고요.


또 현장에서 스태프들 배우들 너무너무 잘 알뜰하게 챙기고 그런 것 때문에 더 기운을 내서 열심히 촬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로 데뷔하게 된 김시은 배우는 뭐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니까요. 


관객분들도 아마 지켜보시면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들이 희망이다.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관객들이 가볍게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닌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남기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정주리 감독 / 영화 '다음 소희' 

이 추운 겨울날 극장에까지 오셔서 저희 영화를 봐주신다는 것은 이미 그것 자체가 희망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물론 조금 어둡고 조금 힘들고 좀 답답한 이야기일지라도 여러분이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봐주신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떤 다음 희망을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실화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그 사건의 실제 주인공은 이 땅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 전에 있었던 많은 친구들, 그리고 그 친구 이후에 있는 또 많은 친구들, 말하자면 다음 소희들, 이 아이들이 적어도 영화 속에서는 살아가길 바라요.


관객분들 마음 속에 살아있다면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아이들을 기억해 주시면 너무너무 고맙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다음 희망을 품게 하는 영화입니다. 


사실 이 천진했던 여고생이 이렇게 안타까운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겠습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고통받고 있을 또 다른 소희들을 위해서 우리 사회가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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