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장사 잘했네…롯데쇼핑, 지난해 영업익 89.9% ↑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 출처 = 롯데쇼핑]

롯데쇼핑이 백화점과 마트의 약진에 힘입어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백화점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마트도 흑자전환했다. 다만 하이마트의 부진과 한샘 투자주식에 대한 손상차손으로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폭이 커졌다.

백화점·마트 선방…백화점 매출 3.2조원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89.9%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조4760억원으로 0.6%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2978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011억으로 7.5% 줄었고, 매출은 7901억원으로 0.2%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3173억원으로 적자 폭이 축소됐다.

백화점과 마트 등이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가전제품전문점 시장 환경 악화로 하이마트 실적 부진은 지속됐다.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손상차손이 약 6000억원 반영돼 연간 당기순손실은 297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사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저효과로 매출이 증가한 반면 중국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백화점은 지난해 영업이익 4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9% 신장했고, 매출은 3조2320억원으로 11.9% 뛰었다. 백화점 매출액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해외패션(7.8%), 식품(14.8%)을 중심으로 매출이 5.8% 증가했다.

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 54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같은기간 매출은 5조9040억으로 3.3%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엔 영업이익이 120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매출은 1조4220억원으로 6.5% 늘었다. 4분기에는 물가상승으로 내식수요가 제한되면서 가정간편식(HMR) 등 간편식 중심으로 매출이 6% 증가했다. 기존점 매출 호조와 판관비 효율화 효과로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해외 마트도 기존점 기준 9.3% 신장했으며, 전년동기 코로나19 방역 정책 강화 기저효과로 베트남 실적이 개선됐다.

슈퍼 영업적자 축소…하이마트·홈쇼핑 부진

슈퍼는 지난해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3430억원으로 7.5% 줄었다. 슈퍼는 점포가 33개가 줄면서 매출은 감소했지만 지속적인 구조조정 노력에 따른 판관비 절감으로 영업적자를 축소했다.

롯데온을 운영하는 이커머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156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1130억원으로 4.5% 증가했다. 이커머스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54.3% 증가했다. IT 역량 내재화, 고객 대응 시스템 고도화 및 마트 근거리 배송 서비스 효율화를 통해 영업적자를 크게 줄였다.

하이마트와 홈쇼핑의 실적은 부진했다. 하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52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3조3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줄었다. 홈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 780억원, 매출 1조780억으로 각각 23.5%, 2.3% 감소했다.

하이마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한 소비 침체, 부동산 거래 침체에 따른 이사·혼수 감소로 가전 수요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둔화됐다. 여기에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 영향까지 더해져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홈쇼핑은 패션, 건강식 등 고마진 상품 비중의 감소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컬처웍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4970억원으로 111.8% 뛰었다. 컬처웍스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봤지만, 올해 엔데믹 본격화로 연간 누계 흑자로 돌아섰다. 베트남 영화관은 지난 2021년 임시휴점에 따른 기저효과로 매출이 증가했다.

8월 베트남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오픈

올해도 경기 침체는 이어지겠으나 마스크 해제 등으로 엔데믹 수요가 존재하고 패션 카테고리에 강점을 지닌 백화점 사업부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롯데쇼핑은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은 오는 8월 베트남 하노이에 백화점, 호텔, 오피스 등 복합단지로 구성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할 예정이다.

올해 마트는 슈퍼 사업부와 본격적인 시너지 체계를 구축해 식료품 사업의 혁신을 이뤄 나간다. 현재 마트와 슈퍼의 상품코드 통합을 진행 중이며, 작업이 완료될 시 두 사업부의 통합 구매를 통해 소싱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 역시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의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하이마트와 홈쇼핑은 올해도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하이마트는 점포 효율화와 온라인 사업의 재정비, 홈쇼핑은 상품차별화와 라이브커머스 확대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힘쓸 예정이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지난해 롯데쇼핑은 코로나 이후 급격히 감소했던 백화점, 마트 등 주요 사업부들의 매출이 엔데믹과 함께 다시 개선되는 한해였다”며 “올해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오픈, 그로서리 혁신, 버티컬 전문몰로의 변화 등 각 사업부별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