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겨야 팔린다"… 먹방·퀴즈쇼 뛰어드는 홈쇼핑

충성도 높은 고객층 형성 위해 예능 등 이색 콘텐츠로 승부수
롯데, 이달 김민경 웹예능 론칭
NS, 점심시간 공략 퀴즈쇼 펼쳐
CJ온스타일 엣지쇼 주문금액 85억

롯데홈쇼핑 신규 예능 콘텐츠 '맛나면 먹으리' 롯데홈쇼핑 제공

업계 최초 '원플랫폼'형 방송을 선보인 CJ온스타일 '엣지쇼' CJ온스타일 제공

홈쇼핑 업계가 '예능'에 빠졌다. 업계는 직접적인 물건 판매보다 재미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를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층 형성에 힘을 쏟고 있다. 갈수록 TV 채널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고객은 물론 MZ세대 신규 고객을 잡기 위한 전략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는 이색 콘텐츠로 사용자를 모으고 TV와 모바일을 넘나드는 쇼핑 기회를 제공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다.

■먹방·퀴즈쇼 등 신규 예능 론칭

8일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이달 중 개그우먼 김민경이 출연하는 유튜브 웹예능 '맛나면 먹으리'를 론칭한다. 기존 롯데홈쇼핑 유튜브 채널이 아니라 예능 콘텐츠만을 위한 채널을 따로 개설해 방영할 예정으로 채널명은 '내내 스튜디오'다. 향후 웹예능, 쇼츠, 라이브 스트리밍 등 유튜브 기반 예능 콘텐츠를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다.

신규 웹예능 '맛나면 먹으리'는 김민경이 매회 새로운 게스트를 맛집에 초대해 대화를 나누고 먹방을 선보이는 내용이다. 롯데홈쇼핑은 유튜브에 '맛나면 먹으리'를 업로드한 뒤 이 방송에서 먹었던 음식들을 상품화해 TV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홈쇼핑은 식품 전문 업체 '올박스'와 콘텐츠 커머스 활성화 및 신규 개발 식품 공동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TV시청 연령대는 점점 높아지고 시청률도 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메인 홈쇼핑 채널은 TV일 수밖에 없다"며 "젊은 고객들에게 친근한 유튜브를 통해 이슈를 선점하고 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잡으려는 전략, 즉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NS홈쇼핑도 매일 평일 낮 12시30분 모바일 앱 라이브 커머스 엔라방에서 '점심N커피'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역시 팬덤 형성을 위해 기획된 라이브 퀴즈쇼 방송이다. 평일 점심시간대 매일 10~15분 동안 진행되며 5개의 퀴즈를 진행자가 내고, 댓글로 정답을 맞히면 당첨자에게 커피쿠폰을 준다. 타이틀 그대로 점심엔 커피 한잔을 주는 심플한 구성의 방송으로 직접적인 물건 판매 방송과는 다르다.

■팬덤 형성이 매출까지 이어져

재미를 중심으로 한 예능 콘텐츠의 성공은 팬덤 형성으로 이어지면서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CJ온스타일의 간판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 '엣지쇼'는 지난 2021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해 평일 오후 7시 매일 방송되는 프로그램으로 업계의 대표적인 웰메이드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주문금액만 85억원, 누적 방문자수(UV) 140만, 페이지뷰(PV)는 250만을 넘겼다.

엣지쇼는 모바일을 통해 3050 여성 주축의 폭넓은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10월 CJ온스타일은 업계 최초로 모바일 라이브 프로그램을 TV홈쇼핑에 선보이는 역진출 방송을 진행했다. 고객 소통과 상품 판매 스튜디오를 각각 분리해 진행하면서도 TV와 모바일 라이브의 매력을 모두 살린 동시 송출 시스템을 구현해 '원플랫폼'형 방송을 선보였다고 평가받는다. TV채널로 진행한 엣지쇼 첫 방송에서는 약 6억원, 두번째 방송은 8억원, 세번째 방송 10억원의 주문금액을 달성하는 등 매 방송마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신년 첫 방송에서는 목표 대비 20%를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엣지쇼의 인기 요인은 이솔지 쇼호스트와 애청자들을 지칭하는 '모서리(엣지를 변형)'간의 활발한 소통과 끈끈한 신뢰다. 평소 엣지쇼에서는 자녀 교육 고민, 소개팅 후기, 다이어트 노하우 등 세상 사는 이야기로 수다의 장이 펼쳐진다.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방송을 즐기고 출석만 체크하면 적립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진행자인 이솔지 쇼호스트는 방송이 아닌 개인 SNS 채널을 통해서도 모서리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이솔지를 지지하는 모서리들은 신규 고객의 적응을 돕기도 한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당장 매출 발생보다는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 라방 운영의 핵심 전략"이라며 "향후에도 엣지쇼는 단순 판매 방송이 아닌, 고객과의 교감과 공감을 이루는 대표 소통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