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한국과 스웨덴의 직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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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조선시대의 사·농·공·상이라는 신분제도가 아직 한국 사회에 남아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세 가지 사회적 특징 때문에 직업은 한국 사람들의 생활에서 스웨덴 사람들의 생활에서보다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역사와 경쟁의식이 한국 사람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도 직업으로 남을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뿐더러 일방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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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사상이 강한 스웨덴에서는 많은 사람이 자기의 사회적 지위가 남보다 더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출세하면 할 일이 더 많아 자기 생활이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스웨덴 사람에게 여가활동은 직장 생활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회학자에 따르면 스웨덴은 개인적 사회이며, 한국은 집단적 사회이다. 많은 스웨덴 사람들이 남의 생활에 신경을 쓰지 않아 모르는 사람을 처음 만날 때는 먼저 직업이 무엇이냐고 잘 물어보지 않지만 한국 사람들은 처음 만난 사람에게 가장 먼저 묻곤 하는 것 중 하나가 직업이다. 스웨덴은 아울러 인구가 한국과 비교해 5분의 1가량이다. 한국만큼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자기 생활에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살고 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직업에 신경을 쓰고 있는 또 하나의 원인은 사회가 인간관계를 더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사회적 특징 때문에 직업은 한국 사람들의 생활에서 스웨덴 사람들의 생활에서보다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인식해야 할 두 가지는 모든 직업은 사회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점과 직장인들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직장인은 직종과 무관하게 사회에서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이는 한국과 스웨덴 사람들이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후자를 실천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한 이유는 경쟁의식이고, 또 다른 이유는 많은 사람이 직장이나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남의 생활에 신경을 잘 쓰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직장에는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스웨덴에서도 일반적으로 경쟁의식이 한국만큼 강하지 않아도 직장 내에 경쟁이 치열한 경우가 있어 언론에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 직장인이 많다는 보도가 나오는 일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월급이 하는 일에 비해 적거나 직업적으로 무시를 당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인간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직업은 그중 한 요소일 뿐이다. 인간은 여러 면에서 복잡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역사와 경쟁의식이 한국 사람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도 직업으로 남을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뿐더러 일방적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에게는 직장생활에만 몰두하는 사람보다 자기 일 외에도 다른 잘하는 일이 있는 사람이 더 감탄할 만한 사람이다. 인간이 인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다면 피상적으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서 필자는 한국 젊은 세대가 기존 세대와 달리 여가활동을 더 중요시하는 것은 긍정적 변화라고 평가한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다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넓은 마음이 꼭 필요한 만큼 한국 사회의 직업관 재평가가 필요하다.
가브리엘 욘손 스톡홀름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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