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1명이 24시간 근무"…가축방역 최전선 지쳐간다

백영미 기자 2023. 2. 8. 18: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 전염병이 끊이지 않으면서 수의사 면허를 보유한 공무원들이 강도 높은 근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처우는 열악해 동물방역의 최일선인 지자체를 떠나는 수의사 공무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수의직 공무원은 도축장에서 소·돼지 등 가축의 위생을 점검하는 '검사관', 가축의 전염병을 관리하는 '가축방역관', 수출입 동물·축산물을 검역하는 '동물검역관' 등으로 다양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지난해 국내 수의사 공무원 11.7% 차지
검사관·가축방역관·동물검역관 등 다양
수의사 공무원 모집 미달·3년 전후 사직
일 많고 고된데 보상은 적어 공무원 포기
홀로 특별방역대책기간 24시간 비상근무
가축 매몰지 사후관리 중앤 PTSD도 겪어
7급 임용돼도 9급 행정직보다 승진 느려
시군구 5급 이상 승진 원천불가한 경우도

[용인=뉴시스] 김종택기자 = 지난해 4월5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한 축사에서 수의사가 구제역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2022.04.05. jtk@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 전염병이 끊이지 않으면서 수의사 면허를 보유한 공무원들이 강도 높은 근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처우는 열악해 동물방역의 최일선인 지자체를 떠나는 수의사 공무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8일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국내 수의직 공무원은 총 2549명으로 전체 수의사 면허 보유자(총 2만1755명) 중 11.7%를 차지하고 있다.

수의직 공무원은 도축장에서 소·돼지 등 가축의 위생을 점검하는 '검사관', 가축의 전염병을 관리하는 '가축방역관', 수출입 동물·축산물을 검역하는 '동물검역관'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일은 많고 고된데 보상은 적어 최근 5~6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수의직 공무원 모집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어렵사리 채용해도 3년 전후로 공무원을 포기하고 동물용 의약품 제조업체 등으로 떠나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 가축방역관의 경우 부족한 인원이 2018년 415명, 2019년 541명, 2020년 593명, 2021년 637명, 2022년 748명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지방의 시·군 가축방역관은 가축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소독과 백신 접종 등을 챙겨야 하는 것은 물론 가축방역 대응 지원사업 수요 조사, 실적 등이 담긴 보고서와 가축 검안·진단 후 서류 작성도 해야 한다. 잦은 회의에도 참여해야 한다. 와중에 AI라도 터져 특별방역대책 기간이 운영되면 1~2명이 24시간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해야 한다.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면 가축의 살처분부터 소각, 매몰, 화학적 처리 관리 감독과 이에 따른 주변 환경의 오염방지와 사후관리 대책도 세워야 한다.

지자체 공무원 출신 수의사 A는 "시·군·구의 경우 수의직 공무원이 1명만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특별방역대책 기간이 연장돼 5개월간(보통 10월부터 3월까지) 지속될 때가 많아 당직이 잦다"면서 "가족이 멀리 떨어져 있기라도 하면 한 달 만에 얼굴을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함평=뉴시스] 이영주 기자 = 5일 오후 방역당국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사례가 확인된 전남 함평군 한 산란계 농장에서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2022.12.05. leeyj2578@newsis.com

검사관 중 송아지를 채혈하는 도중 날뛰는 송아지에 차이거나 소 뿔에 받히는 경우도 숱하다. 소의 목에 줄을 감아 고정하다가 손가락을 물리거나 심지어 절단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뇌진탕, 골절 등으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한다.

하지만 수의직 공무원에 대한 처우는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사는 5급으로 임용되는 반면 7급으로 임용되고 승진도 더디다. 또 지방 시·군에서 7급으로 임용된 수의사는 같은 시기 임용된 9급 행정직 공무원보다 승진이 더 느리다. 시·군·구의 경우 5급 이상 승진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다. 시·군·구 조례상 해당 보직 직렬에 수의직 자체가 없어 승진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보상도 미미한 수준이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시·군·구의 경우 7급 수의직으로 임용된 수의사의 90%가 6급으로 퇴직하는데, 30년가량 근무한 6급 수의직의 퇴직 전 연봉은 90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