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입국한 인니 교민부부도 ‘헌화’…“분향소에 왜 이리 경찰 많나”
“충분한 애도 필요…추모관도 있었으면”
일부는 “서울광장서 옮기면 안되나”
유족, 이상민 탄핵안 가결에 “당연한 결과”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기습 설치한 지 닷새째인 8일에도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다만 합동분향소 위치를 둘러싼 유족과 서울시의 대립 양상이 일반 시민들에게서도 감지됐다. 서울광장처럼 접근성 좋은 공간에 두고 추모객을 맞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도심 통행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분향소 철거 또는 이전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이상민(58)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유가족 측이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해외에서 온 조문객도 있었다. 이날 분향소 헌화와 ‘책임자 처벌’ 서명을 마치고 나온 인도네시아 교민 부부 박모씨와 이모씨는 “23년째 외국에 살고 있는데 어제 입국해 아침에 (서울광장 분향소에) 와야 할 것 같아서 들렸다”면서 “정부의 대응이 미진해서 화가 나고 분향소에 경찰차가 왜 나와 있는지 모르겠다. 그때(이태원 사고 발생 당시) 경찰이 이 인원만 있었어도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따로 추모관을 만들어 정부가 (이번 사고를) 거울로 보고 성찰하면서 계속 경각심을 가져야 조금씩 세상이 나아진다”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사회 안전장치가 개선돼야 하는데 정치적 좌우 논쟁으로 빠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면서 조문객들의 발길이 늘었다. 다만 현재 분향소 위치와 불법적 기습 설치가 적절치 않다고 비난하고 가는 이도 눈에 띄었다. 경북 구미시에 거주하는 김장택씨는 “마침 근처에 행사가 있어서 올라왔는데 주변에 경찰이 많이 있길래 궁금해서 왔다가 추모하고 간다”며 “예전에 서울에 살 때 이태원에 대한 추억이 많은데 그곳에서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희생되니까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서울시와 유가족의 갈등이 있어 민감한 말이지만, 분향소를 많은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서울광장보다 서울 외곽 등 한적한 공간에서 차분히 추모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줬으면 한다. 서울이 세계적 관광도시인데 도심 한가운데 집회·시위가 너무 많고 경찰이 많이 있으면 좋을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도 분향소 인근엔 유족 측에 공감하는 진보성향 유튜버들과 분향소 철거를 요구하는 보수성향 유튜버들이 스마트폰 카메라 등으로 각각 상황을 중계하고 대치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대표는 서울시에서 유족 측에 제안한 서울 용산구 지하철 녹사평역 지하4층 추모공간 수용 여부에 대해선 “서울시와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며 “독립적인 진상 조사 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까지 우리는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기존 뜻을 재확인했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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