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단지 거래 급증…'비규제 프리미엄' 도곡렉슬은 15억 뚝

고가혜 기자 입력 2023. 2. 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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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서울시 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
은마·잠실주공 5단지 등 두 달간 거래 급증
도곡렉슬은 41억→26억5000만원 가격급락
4~6월 서울 대부분 지역 지정 기한 만료돼
"재건축 사업 최종 걸림돌 걷어낼 필요 있어"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17일 국토교통부와 서울특별시가 'GTX 반대' 집회 과정에서 공금 유용 의혹이 불거진 은마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행정조사 결과 총 52건의 부적격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 수사 의뢰 4건, 과태료 부과 16건, 시정명령 7건, 행정지도 25건이다. 사진은 18일 오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2023.01.18.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서울시 내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조만간 해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강남3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단지들의 거래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반면 해당 구역 인근에서 이른바 '비규제 프리미엄'을 받아오던 단지들에서는 급락 거래가 발생하기도 했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는 지난달 14일 24억7600만원에 거래됐다.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두 달간 거래가 19건이나 체결되는 등 최근 거래량이 급증했다.

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같은 기간 14건의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은마아파트 전용 76㎡의 매매 10건 가운데는 19억원(12층)에 거래된 건도 있어 지난해 11월 17억7000만원(1층)에 비해 1억3000만원 이상 높아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올해는 분위기상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안 풀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미 집값이 충분히 하락하기도 했고, 이 근처 재건축 단지들은 항상 매수 타이밍을 보는 매수자들이 있어왔기 때문에 더 이상 떨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근에서 집값 하락장에도 꿋꿋하게 상승세를 유지하던 '도곡렉슬' 전용 114㎡는 지난달 9일 26억5000만원(5층)에 거래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 기록한 최고가 41억원(6층)과 비교하면 1년3개월 만에 15억원 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서울 대치동, 잠실동 등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리게 되면 도곡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비켜나 있던 지역의 비규제 프리미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매매할 때 관할 기초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로, 전세를 끼고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하는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현재 서울시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지난해 기준 전체 면적의 9.2%(55.99㎢) 수준이다. 시는 2020년 6월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인근 지역인 강남구 청담·대치·삼성동,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고 이듬해 4월엔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성동구 성수동, 양천구 목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들 지역은 1년 단위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연장돼 온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마침 4개동(방화·쌍문·신월·창신)을 제외한 서울시내 모든 동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간이 올해 끝나면서 해당 지역들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먼저 4월27일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4.57㎢), 6월22일에는 삼성·청담·대치·잠실(14.4㎢)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한 만료를 앞두고 서울시는 이들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강남구와 서초구 자연녹지지역 지정 만료일은 2024년 5월30일이다.

한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관련해 전문가의 의견은 조금씩 갈리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토지거래허가제의 경우 본래 1년마다 연장을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몇 개월 뒤 1년이 만료되는 시점에 언제든 풀 수 있다"면서도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당장 인위적으로 푼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이기 때문에 상황을 보면서 조금씩 보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해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재건축 사업의 최종 걸림돌을 걷어내야 한다"며 "초과이익환수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분양가 상한제 등 추가적인 규제 완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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