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물가인데 지진까지…커지는 튀르키예 우려, 증시는 16% 폭락
사망자만 8000명을 넘어선 대지진의 여파로 튀르키예 경제도 직격타를 맞았다. 이번 지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곳이 남부 가지안테프크 지역으로 튀르키예 제조업의 허브로 꼽히는 데다, 이스켄데룬 항구 등 주유 운송 기반이 손상되면서 터키를 통한 석유 수출도 중단됐다. 터키 리라화는 물론 터키 종합주가지수는 지진 이후 10% 넘게 폭락했다.
이번 지진의 영향을 받은 곳은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지역이다. 이 중 튀르키예의 가지안테프 지역은 제조업의 허브로 꼽혀 튀르키예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시리아 북부의 경우 내전으로 고통받는 곳이라 지역 주민들의 생활고가 극심할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된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이번 지진 피해 규모가 10억달러(1조259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리라화 폭락 등으로 경제적 불안정에 휩싸였던 튀르키예와 오랜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리아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NYT는 "지진이 발생한 6일(현지시간) 터키 리라화는 최저치로 떨어졌고, 터키 증시는 폭락했다"면서 "현재 리라화 가치가 떨어져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한 달에 300달러(37만8000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거꾸로 경제 정책'이 리라화를 휴지로 만들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세계적으로 치솟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선거 공약이었던 금리 인하 정책을 굽히지 않았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치솟는 소비자 물가를 잡기 위해 차입비용을 높였지만 터키만은 에르도안 총리가 금리 인상을 '최대의 적'이라고 부르는 등 세계적 흐름에서 역행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에도 4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해 10.5%에서 9%로 낮췄다.
이로 인해 터키의 물가는 지난해 10월 전년 동기 대비 85% 치솟으며 1998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운송 단가가 117% 뛰었고 식량 가격은 99% 급등했다. 터키 정부의 공식 통계인 만큼 실제 물가 상승률은 그보다 두 배가량 높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보유자산의 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운 터키 국민들은 리라화 대신 가상화폐 사재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진 여파로 중단됐던 터키를 통한 석유 수출은 파이프라인 점검 후 일부 재개됐다. 앞서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는 터키의 세이한 항구를 통해 석유를 수출해왔으나 사고 방지를 위해 지진 발생 이후인 지난 6일 석유 수출을 중단한 바 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의 석유 수출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한편 튀르키예의 국내총생산(GDP)은 2013년 9578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7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다 2021년에야 다시 8190억달러를 기록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지난해 지독한 인플레이션의 악영향에 이어 이번 지진 여파로 올해 다시 역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대지진으로 인해 터키와 시리아에서 최대 2300만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델하이트 마르스창 WHO 선임 비상대책위원은 "잠재적으로 2300만명이 피해에 노출돼있고 터키와 시리아 북서부를 중심으로 피해 지역 전체에서 민간 인프라와 잠재적으로 보건 인프라가 손상됐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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