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게 '아들' 진짜 있나"…딸 김주애만 또 공개, 왜?
'김주애 북한 후계자'론이 정부 안팎의 기존 관측을 깨고 기정사실화될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의 딸 김주애(2013년 출생 추정)가 공식 석상에 4번이나 등장하면서 베일에 가려진 '2010년생 오빠'보다 후계 구도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학계 일각에서 나왔다.
남북관계 소식통 사이에서는 "자녀들 가운데 김주애 혼자만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많이 노출된다는 점에서 지위나 정통성 측면에서 그동안 과소평가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심지어 김 총비서와 리 여사 사이에서 최소 1명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남아의 실존 여부에 대해서까지 의문이 제기될 만큼 김주애만 노출 빈도가 잦다는 점에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김정은 동지께서 강대한 주체 조선의 청사에 금문자로 새겨질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을 맞으며 7일 인민군 장령(성)들의 숙소를 축하 방문하시었다"라고 보도하며 김 총비서와 부인 리설주 여사 김주애의 장성 숙소 방문 사진 등을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김주애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고 '존경하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했다. 김 총비서는 숙소 방문 이후에도 리 여사, 김주애와 함께 '조선인민군 창건 75돌 기념연회'에 참석했다. 군 장성들은 "인민군대 특유의 성스러운 전통을 굳건히 이어갈 신념의 맹세를 담아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를 올렸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겸 동아시아협력센터장은 "북한은 작년 11월 19일자 노동신문에서 김주애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27일자는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을 사용해 김주애가 앞으로 김정은의 후계자가 될 것임을 보다 명확히 시사했다"라고 말했다.
정성장 센터장은 "오늘자(2월 8일자)에서도 어린 김주애에 대해 일반 간부들에게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김주애에 대한 개인숭배를 의도적으로 조장했다"며 오늘자 노동신문 1면 사진에 김주애가 등장한 것 등을 거론하며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을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주애 우상화 수준이 후계구도에 진입했다고 보기에 미흡하다는 시각도 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화성-17형 발사 등을 김 총비서가 '축제의 무대'로서 일상화시키는 과정에서 김 총비서가 미래 세대를 지킨다는 것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어린 김주애를 등장시킨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양무진 교수는 "김주애가 후계자로 내정이 됐다면 반드시 우상화가 뒤따라야 한다"며 "'태몽이 장군감'이었다 '첫 돌, 두 돌 때 총을 잡았다' 등 우상화가 돼야 하는데 그런 우상화가 없다"고 했다.
김 총비서의 자녀를 비롯한 '백두혈통(김일성 일가)'의 구성원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김주애 후계자론의 신빙성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국가정보원은 김 총비서가 리 여사 사이에서 2010년생으로 추정되는 아들 1명을 포함한 3남매를 출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으며 미국 싱크탱크 랜드마크는 김정은의 자녀 수를 1남 2녀로 추정했다. 다만 백두혈통의 면면은 폐쇄적인 북한 사회에서도 극히 접근이 어려운 분야로 '남아의 수' 등 외부의 추정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의견도 있다.
남북관계 소식통은 "오늘 보니 한 걸음 더 김주애를 띄웠는데 김 총비서와 리 여사 사이에 정확하게 남아 등 자녀가 몇 명인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추정이 어렵다"라며 "만약 아이가 하나라도 더 있다면 그것(김주애 띄우기)은 좀 (언론 노출이 없는 김정은 부부의 다른 자녀들과 비교해) 너무 많은 것일 수도 있겠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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