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했다더니... 온몸 멍든채 숨진 초등생, 부모 “때린 적 있다”

고석태 기자 2023. 2. 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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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도 학대 정황 증언
“영하에 겉옷도 안 입고
집 밖에서 떠는 모습 봐”
“딸과 달리 엄마에게 존댓말
친엄마 아닌 것처럼 보여
8일 오전 온몸에 멍든 채 숨진 초등학생 A(12)군이 살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 현관 앞에 자전거들이 놓여 있다. 경찰은 전날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친부 B(39)씨와 계모 C(42)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A(12)군의 부모가 일부 학대 사실을 인정했다.

8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A군의 친부 B(39)씨와 계모 C(42)씨는 피해자 훈육을 위해 때린 사실이 있다며 혐의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학대 정황에 대한 증거 자료를 보강할 계획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 다발성 손상은 확인되지만 정확한 사인은 정밀 검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숨진 A군이 평소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한 정황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나왔다. A군이 거주하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 주민들은 평소 A군이 학대를 당하는 기색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영하의 날씨에 마른 체형의 A군이 겉옷도 입지 않고 집 밖에서 떨고 있는 모습을 봤다”며 “한참 있다가 부모가 들어오라면 들어가는 듯 보였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3, 4살 정도로 보이는 딸들과는 달리 큰아들은 어머니에게 존댓말을 했다”며 “친엄마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A군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학교에 가지 않고 부모가 집에서 직접 돌보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11월24일부터 뚜렷한 이유 없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 ‘미인정 결석’으로 인해 관리대상 학생으로 분류됐다.

A군의 친부 B씨는 7일 오후 1시44분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A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의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A군의 몸에서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멍 자국 여러개를 발견하고 친부 B씨와 계모 C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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