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도 슈퍼우먼도 가라! 이보영·문가영, 안방 유리천장 깬 여우들 [SS연예프리즘]

조은별 2023. 2. 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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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국내 광고기획사 최초 여성 임원인 고아인(이보영 분)의 사무실 벽에는 이런 문구가 걸려있다.

흙수저, 지방대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이겨내고 '유리천장'을 깬 여성으로 조명 받은 고아인은 자신이 1년짜리 시한부 임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전략을 짜며 최초가 아닌 최고의 자리를 갖기 위해 기회를 노린다.

극중 이보영이 연기한 주인공 고아인은 19년간 기계처럼 일해 국내 최대 광고기획사인 VC기획의 최초 여성 상무로 승진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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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주말극 ‘대행사’ 제공 | JTBC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국내 광고기획사 최초 여성 임원인 고아인(이보영 분)의 사무실 벽에는 이런 문구가 걸려있다. 흙수저, 지방대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이겨내고 ‘유리천장’을 깬 여성으로 조명 받은 고아인은 자신이 1년짜리 시한부 임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전략을 짜며 최초가 아닌 최고의 자리를 갖기 위해 기회를 노린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캔디’가 된 건 옛 말이라지만 요즘 드라마는 한층 현실적으로 분투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묘사해 호평받고 있다. 과거 회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여주인공들이 ‘슈퍼우먼’으로 설정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JTBC 주말극 ‘대행사’는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탁월한 지략을 선보이는 대기업 여성 임원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극중 이보영이 연기한 주인공 고아인은 19년간 기계처럼 일해 국내 최대 광고기획사인 VC기획의 최초 여성 상무로 승진하는 인물이다. 일에 대한 집념과 열정, 아이디어와 PT실력 등 상무가 되기에 적절한 조건을 갖춘 고아인이지만 그 이면에는 성공이라는 ‘갑옷’을 입기 위해 공황장애와 불면증에 시달리며 술과 약에 취해 사는 나약한 면모도 갖고 있다.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의 주인공 문가영. 출처 | 방송화면캡처

종영을 앞둔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에도 흙수저 여성 서사가 깔려있다. 극중 은행에서 근무하는 여주인공 안수영(문가영 분)은 고졸 출신으로 창구 담당 4년차 주임이다. 은행에서 가장 영업실적이 좋지만 직군전환 시험에 번번이 떨어지곤 한다.

드라마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수영이 뭇남성들의 러브콜을 받아들여 신데렐라 같은 길을 택하기보다, 자신보다 어려운 형편의 청경 정종현(정가람 분)을 택하는 모습을 통해 주체성을 강조한다. 어려운 가정에서 성장한 고졸 출신 창구직원도 탁월한 능력을 지녔음을 보여주고, 그럼에도 은행 내 계층과 계급의 공고한 벽을 넘지 못하는 현실도 비춘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주인공 문동은 역을 연기한 송혜교. 제공 | 넷플릭스

두 작품 뿐만 아니라 최근 인기 드라마들은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흙수저 여성들의 서사가 밑바탕이 되곤 한다. 공개 뒤 큰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여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 역시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학창시절 학교폭력을 당하지만 이후 갖은 노력 끝에 교사가 되는 인물로 설정됐다. 동은은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대학선배 여정(이도현 분)에게 “왕자가 아니라 함께 칼춤 춰줄 망나니가 필요하다”며 로맨스를 거부한다.

이같은 흙수저 여성의 욕망을 그린 작품의 발단은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다. ‘작은 아씨들’은 어려운 형편의 세자매가 난데없이 굴러들어온 비자금 700억원을 차지하기 위한 모험담을 그리며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욕망을 묘사해 호평받았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드라마 속 여성서사의 특징은 캐릭터의 현실성”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주목받는 여성 캐릭터의 조건은 과거 불우한 여건을 지녔지만 여러 장애를 이겨내고 일정한 성과를 내는 인물들이다”라며 “이들이 가정, 대인관계 등 현실적인 조건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지 전제를 깔고 인물을 구체화함으로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동질감을 형성하고 매력을 준다. 특히 ‘슈퍼우먼’ 판타지를 배제하고 현실성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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