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해외직구 위해식품 온상 된 플랫폼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입력 2023. 2. 8. 17:24 수정 2023. 2. 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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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법망을 피해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해외직구 위해식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새로 적발된 상품만 1000여 개에 달한다. 대부분은 외국산 건강보조식품과 불법 의약품이다. 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져 이미 10여 년 전부터 주요국에서 퇴출된 의약품인 시부트라민(식욕억제제)도 직구 시장에선 흔히 판매된다. 다량 복용 시 호흡 부전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삼지구엽초, 간 손상 위험이 있는 카스카라 사그라다 등 인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식물 추출물들조차 '천연' 마케팅으로 위해성을 감추고 있다.

문제는 국내 법 적용을 받지 않는 해외 사업자·외국 쇼핑몰을 제외하더라도 해외직구 위해식품으로 적발됐던 상품들이 계속 국내에 재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11번가·G마켓·옥션·쿠팡 등 오픈마켓 플랫폼에서 위해식품을 판매했던 A사업자가 영업정지를 당해도 B사업자가 같은 플랫폼에서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구매대행 사업자에 대해서만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이뤄질 뿐, 이들이 상품 판매를 위해 입점하는 오픈마켓 플랫폼 사업자(통신판매 중개업자)는 사실상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신판매 중개업자에게 상품의 위해식품 해당 여부를 확인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일 뿐이다. 국내 오픈마켓 플랫폼 A사 관계자는 "입점 셀러(구매대행 사업자)와 취급 품목 수가 워낙 많은 데다 셀러가 수시로 상품을 올렸다 내렸다 하다 보니 일일이 위해식품 해당 여부를 확인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누가 어떤 물건을 팔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플랫폼을 믿고 물건을 사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납득이 어렵다.

결국 해외직구 위해식품 유통 시 플랫폼에도 공동의 책임을 묻는 실질적인 행정처분 없이는 관련 대책이 실효성을 갖기 힘들다. 건강보조식품은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로 가장 많이 사는 상품 중 하나다. 늘어난 해외직구 소비자로 득을 보고 있는 플랫폼에만 눈감아 줄 이유가 없다.

[송경은 컨슈머마켓부 kyunge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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