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을 만든 사람들] 합숙하며 임성재 키운 골프계 미다스 손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2. 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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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 스윙코치
2012년 지도자로 전향 결정
고교시절 임성재 발탁해
자택에서 함께 지내며 레슨
PGA 진출 후에는 원격 지도
지방서 오는 제자들 위해
집 내주고 밤낮없이 소통
영상 통화를 통해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임성재를 원격 지도하는 최현 스윙코치. 【사진 제공=최현 스윙코치】

제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밤낮없이 소통하는 지도자가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거쳐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는 최현 스윙코치다. 호주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 코치는 2012년부터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프로 골퍼와 주니어 선수들을 지도하는 스윙코치들은 1년 내내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주말도 없이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가족이 아닌 제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건 익숙한 일이다. 최 코치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미국에 있는 제자들을 위해 쉴 틈 없이 달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최 코치는 레슨을 받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제자들에게 자신의 집을 내어주고 있다.

최 코치는 "선수 생활을 했던 만큼 제자들의 간절함을 잘 안다.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크겠는가"라며 "많이 부족하지만 제자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 코치의 집에서 먹고 지낸 대표적인 선수가 '한국 남자 골프 에이스' 임성재(25)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상을 받고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4시즌 연속 출전 등 여러 기록을 세우며 한국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임성재는 고교 시절부터 최 코치에게 지도받고 있다.

제자들과 집에서 함께 있는 게 불편하지 않을까. 최 코치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습장과 다르게 집에서는 골프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이때 제자들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고 싶은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것 같다"며 "가끔씩 여러 제자가 집에 모여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골프관이 확실히 정립된 선수를 보면 지도자로서 뿌듯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스윙과 퍼트 등 안 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서로 연구하는 것을 보면 정말 기특하다"며 "여러 지도자 중에 나를 믿고 선택해준 만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제자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지도자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와는 한국 시간으로 늦은 밤과 이른 새벽에 소통한다. 영상 통화와 모바일 메신저로 스윙과 플레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최 코치는 이 시간이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때라고 밝혔다. 최 코치는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연습에 집중하는 임성재를 볼 때마다 깜짝 놀란다. 골프를 잘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엄청난 선수"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두하게 된다. 시차 때문에 해가 지고 연락할 때가 많지만 전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끈기다. 최 코치는 "골프를 포함해 인생에서 한 번에 이뤄지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며 "마지막 한고비를 넘지 못하고 포기하는 선수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내 골프에 대한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자들이 생각하는 최 코치는 어떨까. 임성재와 장하나, 장희민 등은 최 코치의 열정에 감탄을 표했다. 제자들은 "스윙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다. 샷과 퍼트가 흔들리는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지도자가 최 코치님"이라며 "함께 생활하면서 제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것도 대단하다.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고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며 맞춰 나가는 것도 최 코치님의 장점"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골프계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는 최 코치는 연구를 멈추지 않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연구하는 것처럼 나도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며 "제자들만큼은 원하는 목표를 모두 달성하면 좋겠다. 제자들에게 인정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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