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주간거래 할 수 있는 증권사 늘어난다... 24시간 거래도 가능

김은정 기자 2023. 2. 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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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동운

한밤중에 일어나 테슬라 주가를 챙기던 서학 개미들이 낮에 미국 주식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주간 거래 서비스’를 둘러싸고 증권사들 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그동안은 삼성증권이 미국 대체 거래소와 독점 계약해 한국 시간으로 낮 시간, 미국 시간으로는 정규장과 애프터 마켓이 끝난 한밤중에도 한국에서 미국 주식을 사고팔 수 있었다. 삼성증권의 1년 독점 계약이 7일 만료되면서 8일부터 다른 증권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 서학 개미들의 미국 주식 거래 대금은 185억달러. 당시 환율로 24조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 대금의 17%에 달하는 규모로 커졌다. 증권 업계에서는 올해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서학 개미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양보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보는 것이다.

◇”서학 개미, 밤샘 투자는 옛말”

8일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미국 주식 주간 거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키움증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13일부터는 메리츠증권과 토스증권, 27일부터는 한국투자증권도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개시한다. 증권사별로 다르지만, 주간 거래가 시작되면서 하루 최소 20시간 30분에서 최대 24시간까지 미국 증시 상장 종목들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다. NH투자증권은 유일하게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정중락 NH투자증권 플랫폼혁신본부 대표는 “거래 중단 없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 증권사들은 모두 미국 대체 거래소인 블루오션ATS(BOATS)와 제휴한다. 미국 핀테크 업체인 블루오션테크놀로지스가 운영하는 곳이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야간 거래를 지원하는 대체 거래소 지위를 유일하게 승인받았다. 투자자들에게 미국 주식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여러 글로벌 시장 조성자가 유동성 공급자로 참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블루오션 간 독점을 우회해 작년 11월 주간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블루오션이 ‘한국 내 증권사’ 중 삼성과 독점으로 계약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 미국 현지 증권사인 ‘미래에셋 미국법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했다.

◇코스피 거래 대금의 17%까지 늘어

증권사들이 앞다퉈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시장에 뛰어들면서 서학 개미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미국 주식 거래 대금은 코스피 거래 대금의 17%, 코스피와 코스닥을 모두 합친 국내 주식시장 거래 대금의 9% 수준까지 불어났다.

증권사들이 미국 주식 주간 거래에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증권사 영업망이 열려 있는 낮 시간에 미국 주식을 사고팔다 보면 자연히 PB(프라이빗뱅커)와의 상담 등이 늘어나는 등 자산가 고객 신규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주간 거래에서만 4조원 정도의 신규 거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매력을 느끼는 듯하다”고 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서학 개미의 최대 투자 종목인 테슬라 등 기술주와 성장주들이 지난해 폭락 후 올해 급반등세를 연출하면서 미국 주식 거래에 다시 한번 불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30% 정도 급락했지만, 올 들어 16% 가까이 급반등했다. 지난해의 경우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미국 주식 거래 대금이 2021년 최고 수준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올해는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도 거세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미국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 미국 주식 월 배당 서비스, 실시간 무료 시세 제공 등을 시작한다. 토스증권은 원화 기반 가격 정보를 활용해 24시간 환전 서비스로 거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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