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특위위원장 “팬덤이 양념? 선 넘었다...신앙화돼 여론 왜곡”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오는 13일 ‘팬덤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국정당학회·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와 공동으로 연세대에서 특별세미나를 개최한다. 통합위는 8일 “팬덤 정치가 유권자의 적극적 정치 참여를 유도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문자 폭탄, 댓글 테러 등 극단적으로 변질하면서 국민 통합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미나에서 나온 정책적 제언 등을 3월 초 성과 보고회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세미나에선 ‘인물 중심 팬덤 현상에 대한 정당 대응’ ‘팬덤 정치 부작용을 증폭하는 가짜뉴스 대응’ 등을 주제로 학회 전문가들과 언론인들의 발표·토론이 진행된다.
통합위 산하 ‘팬덤과 민주주의 특별위원회’ 이현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합위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팬덤을 ‘양념’이라고 하기엔 선을 넘은 경우가 도드라지고 있다”며 “신앙화한 극단적 팬덤 정치가 여론을 왜곡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또 “과거 ‘정치 팬덤’ 시대였다면 지금은 ‘팬덤 정치’ 시대”라며 “극단적 팬덤이 대화와 타협을 단절해 폐해가 나타나고 악용되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에서 중진 협의체 등 초당적 기구를 만들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팬덤특위는 정당이 참고할 만한 ‘디지털 윤리규범’ 시안을 만든 뒤 여야 의원 120여 명이 참여한 ‘초당적 정치 개혁 의원 모임’ 등에 제안할 계획이다. 특위에 따르면 영국, 네덜란드의 경우 정당이 디지털 윤리규범 등을 통해 미확인 정보 유포 방지 등 자정 노력을 의무화하고 소셜미디어 활용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당원이나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 채널이 제한되면서 자신의 의견을 대변할 정치인을 찾고 팬덤을 형성하는 현상이 심화했다”며 “당원 전체투표를 당 경선뿐 아니라 비례대표 선출 등으로 확대한다면 팬덤 정치 완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과거엔 ‘김대중·오부치 선언’이나 이라크 파병,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지지자들의 극렬 반대에도 지도자들이 욕먹을 각오로 결단을 내렸지만, 최근엔 일부를 제외하면 문자 폭탄을 의식해서인지 신념을 찾기 어렵다”며 팬덤 정치에 편승하는 정치인 문제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가짜뉴스가 팬덤 정치와 결합해 확증 편향을 증폭시키고 공격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팬덤 활동은 주로 유튜브 영상 공유나 댓글 작성 등 온라인에서 이뤄지는데 유튜브 등도 언론 보도 성격으로 판단되는 경우 언론중재법 확대 적용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위는 팬덤 정치 참여자 등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도 진행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지층인 개딸과 관련해선 “환경, 여성, 동물 복지 등 여러 이슈에 관심이 많고 당내 민주주의 의제를 중시한다”며 “정치적 반대 팬덤에 대해선 무조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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