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이 안철수에게 하고 싶은 말? “포기하지 마”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최한솔·김진주 PD 입력 2023. 2. 8. 16:34 수정 2023. 2. 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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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왜 그래?] ‘나를 위한 정치 해설’ 〈정치 왜 그래?〉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시사IN 유튜브에서 방송됩니다. 뉴스를 보는 또 다른 관점과 정보를 제공합니다.[정치왜그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격주로 〈정치 왜 그래?〉에 출연합니다(코너명 ‘박지원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박 전 원장은 4선 국회의원, 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 정치의 자리를 두루 경험한 한국 현대 정치사의 산증인입니다. 박 전 원장과 함께 정치 현안을 두루, 또 깊이 톺아봅니다. 해당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를 확인하기 원하시는 분들은 방송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시사IN 유튜브 〈정치 왜 그래?〉(매주 화요일 저녁 7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장일호 기자
■ 대담 : 박지원 전 국정원장

“김기현에게 줄 선 나경원, 내년 공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안철수 선택지에는 단일화 아니면 철수밖에 없어… 이번에도 압박 견딜 수 없을 것”
“안철수 정체성은 보수, 윤석열 대통령도 그것만은 알아주길”
“생각이 다르다고 쫓아내는 정당 성공할 수 없어… 5000만 국민의 대통령이 되어야”
“대통령 당비 월 300만원? 특별당비 내는 사람들은 더 많은 발언권 가져도 되나”
“정치는 검사처럼 상명하복과 명령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
“전당대회가 아니라 지명대회… 김기현 당대표 되면 용산에서 시키는 대로 공천할 것”

박지원 전 국정원장

■ 진행자 / 오늘도 국민의힘 이야기 먼저 나눠야 할 거 같아요.

■ 박지원 / 완전 개콘이죠, 요즘.

■ 진행자 / 나경원 전 의원이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이랑 만났어요. ‘지원한다'는 이야기는 안 했지만, 만나서 기자들 앞에서 사진 찍힌 것만으로도 일종의 지원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박지원 / 제 이름이 지원인데(웃음). 저도 제 일보다는 지원을 잘하죠. 그렇지만 나경원 전 의원이 한 번은 제 길로 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결국 꿇는구나 했죠. 공천  보장받고, 당직도 생각하면서 들어갈 거다, 했는데 설마가 역시~네요.

■ 진행자 / 나 전 의원이 이런 말을 했어요. “20년 넘게 당을 지켜온 사람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이 깨지는 걸 지켜볼 수 없다.”

■ 박지원 / 지금으로서는 내년 4월 공천이 어렵겠다 싶은 거죠. 김기현 당대표가 되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 진행자 / 줄을 선 거다? 근데 왜 김기현 의원이 확실하다고 생각하세요?

■ 박지원 /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하거나 철수할 거예요. 그분의 최고의 선택지는 항상 단일화, 아니면 철수죠.

■ 진행자 / 안 의원과는 한때 정치적 뜻을 같이하기도 한 사이였잖아요.

■ 박지원 / 정치하다 보면 안 가까운 사람이 어딨어요. 다 가깝지. 어찌됐든, 앞으로 전당대회까지 4주 정도 남았는데 안철수 후보가 그 압력을 견뎌낼 수 있을지 굉장히 미지수예요. 결국 최종 당선은 김기현 의원이 될 거고 안철수 의원은 또 다음 기회를 봐야겠다.

■ 진행자 / 이번에도 단일화나 철수한다면 다음 기회가 있을 수 있을까요. 만약 이번에 단일화한다면 김기현 의원과 하는 걸까요?

■ 박지원 / 그럼 그 사람이 누구하고 하겠어요?

■ 진행자 / 천하람 변호사랑 할 수도 있잖아요.

■ 박지원 / 그럴 배짱은 없죠. 그거는 안철수 의원의 선택지에 없을 겁니다. 이준석, 유승민, 그리고 나경원까지는 함께 갈 수 있죠. 그렇지만 안철수는 못 가요.

■ 진행자 / 안철수 의원이 “제가 나경원 전 의원하고 똑같은 선택을 할 거라고는 꿈도 꾸지 마라. 절대 포기 안 한다”라고 하기는 했거든요. 중도사퇴론에 대해 물어도 “김기현 후보 절대 사퇴하지 마시라” 이렇게 받아치기도 했고요. ‘윤안 연대'나 ‘윤핵관' 같은 말에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표하면서 사실상 다음 타깃을 안 의원으로 잡고 계속 때리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1등 후보가 사퇴하는 경우 있느냐"라고 하면서 완주 의사를 강하게 표시했다고 볼 수 있잖아요.

■ 박지원 / 그거는 항상 그랬어요. 항상 완주하겠다고 하다가 나중에 가서는 단일화하거나 철수했어요. 압박을 못 견딜 거예요. 지금 보면 그래도 이준석 전 대표 정도가 자기 목소리를 내요. 민심을 업었던 유승민도, 당심을 업었던 나경원도 결국 총기난사 당한 거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 진행자 / 그러고 보면 안 의원은 국민의당도 ‘철수'한 거네요. 한때는 안 의원의 정치 멘토셨는데, 결국 가장 큰 갈등은 뭐였나요?

■ 박지원 /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대북 정책을 제일로 생각하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특사도 했고요. 안철수 대표하고 조인을 하면서 제가 물었죠.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하느냐.” 한다는 거예요. 어제 국민의힘에서도 그 얘기 나왔죠. 신영복 교수 존경한다고 했다고 공산주의자라고도 하고요.

■ 진행자 / 한국에 공산주의자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약간 걱정도 되네요(웃음).

■ 박지원 / 그거는 안철수 의원이 “후보 단일화 때 몰랐느냐”라고 받아쳤는데 옳은 얘기죠. 하여튼 안철수 후보가 언론을 만나도, 토론회를 나가도 ‘국민의당은 김대중이다, 나는 햇볕정책을 신봉한다' 분명히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당시에 안철수가 대통령 되면 박지원이 ‘상왕'이 된다고 또 난리가 나고 궁지에 몰렸다고요. 이 논란을 결국 내가 정리해야겠다 싶어가지고 ‘나는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상왕이 아니라, 남북관계를 개선해서 북한과 수교해서 초대 평양대사가 되고 싶다, 그게 내 꿈이다'라고 얘기를 했죠. 그래서 기자들이 안철수 후보한테 물었더니 북한과는 수교 안 한다고 그냥 확 빼버리더라고요. 제가 당시에 당대표도 하고 선대위원장도 하면서 열심히 해주면서도 ‘당신은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죠.

2022년 3월3일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 중인 윤석열, 안철수 당시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진행자 / 말이 바뀌는 것을 너무 가까이서 보신 거네요.

■ 박지원 / 지금 제가 안철수 후보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안철수 후보의 정체성은 보수예요. 남북 교류 협력에 대해서 아주 보수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저는 윤석열 대통령도 그것만은 알아주시라, 그래서 지금 얘기를 해주는 거예요. 내가 어쩌다가 지금 안철수를 이렇게 돕고 있는가 그건 모르겠어요(웃음).

■ 진행자 / 정말로 햇볕정책은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니 그건 믿어줘라?

■ 박지원 / 이준석 전 대표가 재밌는 말을 했더라고요. 안철수 후보가 돈이 얼마나 많은 사람인데 종북이냐고. 그런데 그분은 돈이 많아서 종북이 아니라 그냥 처음부터 아니었어요. 햇볕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건 믿어줘야 해요. 이 정도 도와줬으면 제가 안철수 대표한테 의리 다 지켜주는 거예요(웃음).

■ 진행자 / 그것만은 ‘박지원이 보증한다’라는 말씀해주셨어요. 근데 언론보도를 보니까 윤 대통령이 안 의원한테 마음 상한 것이 있었나 보더라고요. 장관직 등 제안했는데 다 안 했다고.

■ 박지원 / 아니 보세요, 그러면 대통령이 공산주의자에 종북 사상을 가진 사람에게 그런 자리를 제안했다는 얘기밖에 더 돼요?

■ 진행자 /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이 단일화한 게 1년도 안 됐더라고요. 3월3일에 공동선언문을 내놨는데, “함께 정권을 교체하고 함께 정권을 인수하고 함께 정권을 준비하며 함께 정권 정부를 구성하겠다”라는 문장이 눈에 띄더라고요. 이 약속이 어떻게 보면 1년도 되지 않아서 휴지조각이 됐다. 안 후보의 중도 탈락이든 완주든 앞으로 행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문제적으로 봐야 하는 게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제거해 나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 박지원 / 제거가 아니라 총기난사라니까요. 당비 1년에 3600만원 낸다는 것도 ‘구상유취’죠. 그게 말이 돼요? 대통령을 당원 1호라고 그래요. 당직은 안 가지고 있지만 대통령 직책 때문에 당비가 300만원이에요. 저도 당직 갖고 있을 때 다 냈어요.

■ 진행자 / 그게 최소한이더라고요. 이거는 각 정당에서 정하는 거죠?

■ 박지원 / 그렇죠. 당비 많이 내니까 말할 수 있다, 라고 하면 특별당비 내는 사람도 많거든요? 대통령보다 훨씬 많이 내는 사람도 있어요. 그 논리라면 세금 많이 내는 사람이 권한이 가장 많다고도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삼성 거기가 왕이죠. 그건 아니잖아요.

■ 진행자 /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라는 질문이 계속 생기는 것 같아요.

■ 박지원 / 나는 정치를 이렇게 못하는 대통령 처음 봤어요. 지금 보세요. 대통령을 대통령답게 하는 게 아니라 그건 검찰총장식으로 하고 있어요. 검찰은 검사동일체, 상명하복 그러니까 명령만 내리면 되지만, 정치는 명령으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제일 웃기는 게 ‘윤안 연대’ 쓸 수 있는 말 아니에요? 대통령이 무슨 임금이에요?

■ 진행자 / 이진복 정무수석이 “대통령과 당권 후보를 동격이라고 이야기하면 대통령의 리더십을 흔드는 것"이라고 했어요.

■ 박지원 / 아니 우리가 대통령을 국가원수이기 때문에 존중하지만, 인간적으로는 박지원하고 똑같은 사람이에요.

■ 진행자 /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이 주축이 되어서 보수 신당을 만들 수 있다고 예측하셨는데, 오히려 신당 얘기는 윤석열 대통령 쪽에서 나왔어요?

■ 박지원 / 김기현 후보 후원회장이자 윤석열 대통령 멘토라는 신평 변호사가 그랬잖아요. 사실상 확실하게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 탈당한다, 그래서 신당 창당할 거라는 걸로 협박해놓고 효과를 보니까 또 물러가는, 그만두잖아요. 선수들은 다 알아요. 아, 이 사람이 왜 이러나? 나경원 전 의원이 물러가고 1등 자리 올라갔던 김기현 의원을 안철수 의원이 뒤집었잖아요. 안철수가 당대표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탈당해서 신당을 만든다, 당 깨고 싶지 않으면 잘하라는 메시지죠. 그러니까 나경원 의원도 소위 당을 살린다는 말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하는 거잖아요. 김기현 당대표는 내년에 한번 보세요. 대통령실에서 시키는 대로 공천권 행사할 거예요.  거기에 장제원, 권성동 다 있고요.

■ 진행자 /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비서실장 해보셨잖아요. ‘여당’이 말 안 듣는다고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요?

■ 박지원 / 사람이니까 짜증 날 때 있죠. 부부 간에도, 부모 자식 간에도 의견 일치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정치라고 하는 것이 전부 남남끼리 하는데 왜 갈등이 없겠어요. 그렇지만 대통령은 5000만 국민의 대통령이 돼야죠. 제가 자꾸 태극기 부대의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하잖아요. 대통령은 국민의힘 당원 모두를 사랑해야지 윤심을 가지고 있는 당원만 사랑하고 반윤은 쫓아내버리는 그런 정당은 성공할 수 없어요. 만에 하나 안철수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고 하면 공천에 대해 조금 충돌이 있겠죠. 왜냐하면 안철수 대표가 또 그렇게 호락호락 한 사람이 아니에요.

■ 진행자 / 주도권을 많이 가지고 올 거다?

■ 박지원 / 안철수 의원이 인수위원장 할 때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한 명도 입각을 못했잖아요. 그동안 없었던 일이에요. 그런데 언론에 보도된 사람들 보니까 내가 윤석열 대통령이라도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추천한 사람은 장관 안 시키겠더라고요. 이상한 사람들만 골라서….

■ 진행자 / 예를 들자면요?

■ 박지원 / 그건 비밀이에요. 아무튼 그때 윤석열 대통령이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그릇을 확인했다고 할 수도 있을 거예요.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이 지금 이렇게 나오면 안 되죠. 이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이러면 민주주의가 죽습니다. 오죽하면 보수언론도 염려하는 기사와 사설을 쓰겠어요.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변호사가 당대표 후보로 나섰다. ⓒ김흥구

■ 진행자 / 천하람 후보의 등장은 어떤 변수가 될 수 있을까요?

■ 박지원 / 현재 국민의힘 당원이 84만명이라는데, 이준석 전 대표가 한 15만명 내외를 입당시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김기현이 될 거예요. 공천도 어쨌든 용산이 원하는 대로 될 거고요. 거기서 사달이 벌어지겠죠.

■ 진행자 / 그래서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박지원 / 지명대회죠. 당대표 지명대회.

■ 진행자 / 진짜 과거로 회귀했네요. 결국은 총선이 중요한데, 이대로 가서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고 하면 총선 성적표는 어떻게 예측하세요?

■ 박지원 / 신평 변호사가 힌트를 준 거예요. 보수의 분열이 있을 거라고. 여기다 공천 칼질이 더해진다? 반드시 분열하죠.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에요, 진짜. 당 선거가 아니라 지금 국정 현안이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 게 많이 있습니까. 할 게 너무 많아요. 그거 해야 해요. 이럴 때가 아닙니다.

■ 진행자 / 기습적으로 5자 토크 한번 할까요? 안철수 의원을 다섯 글자로 응원한다면?

■ 박지원 / 포기하지 마. 포기하면 끝나는 거예요.

■ 진행자 / 영상편지도 짧게 하시죠(웃음).

■ 박지원 / 당 안팎에서 안철수 후보에 대해 사상검증 하는데, 안 후보의 사상은 분명히 보수 중에 꼴통 보수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해왔는데, 절대 단일화 또는 철수 이 두 말씀은 안철수 사전에서 빼버리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면 결과가 좋습니다.


시사IN 유튜브 편성

● 1·3주 화요일 저녁 7시 박지원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 2·4주 화요일 저녁 7시 정치 왜 그래 (새 패널 2월13일 공개)
● [신설] 매주 금요일 오후 5시30분 '금요 시사회' w. 시사IN 기자

장일호 기자·최한솔·김진주 PD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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