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물가 탓 겨울 외투도 안 팔렸다?···4분기 소비재 공급 감소율 역대 최대

이창준 기자 2023. 2. 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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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지난해 4분기 국내 소비재 공급 수준이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나 재킷 등 외투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제조업 제품 전체로 넓혀 보면 4분기 국내 공급량은 소폭 늘었지만 증가 폭은 전분기 대비 크게 줄었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제조업 국내 공급 동향을 보면 지난해 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전년 동분기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 출하되거나 유통된 국내 및 외국 생산 제조업 제품의 실질 공급 금액을 지수화한 지표다. 이 지표는 전년 동기 대비로 8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은 3분기(5.2%) 대비 큰 폭 축소됐다. 2021년 1분기에 이 지표가 증가 전환된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이 중 국산 제조업 제품의 국내 공급 지수는 오히려 같은 기간 0.6% 감소했다. 화학제품이나 1차금속의 공급이 감소한 탓이다. 화학제품의 경우 화장품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 컸는데 통계청은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인해 수요가 줄고 동시에 재료비가 큰 폭 오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1차금속 공급이 줄어든 것은 9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국내 주요 제철소에서 생산 차질을 겪은 결과로 해석된다. 수입제품의 공급은 같은 기간 6.2% 늘었다.

특히 최종재 중 소비재의 전년 동분기 대비 공급 감소율이 3.3%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여기서도 국산 소비재(-6.5%)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그중에서도 기성복 외투의 공급이 크게 줄었는데, 지난해 말 물가 상승과 12월 중순까지 따뜻한 날씨 등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사치재로 분류되는 겨울 외투 소비가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의복 및 모피 제품의 공급은 1년 새 5.4% 줄었다.

이밖에도 전자제품의 공급 증가율이 지난해 3분기 18.5%에서 4분기 9.0%으로 절반 이상 축소됐다. 통계청은 휴대용 전화기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자본재 공급은 같은 기간 6.5% 늘었는데 반도체 웨이퍼 가공장비나 가스·화학 운반선 등 공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본재의 경우 수입품의 국산 제품(12.4%)의 국내 공급 증가율이 수입품(-3.3%)을 큰 폭 앞질렀다. 중간재는 자동차 부품과 시스템반도체 등이 늘어 전년 동분기 대비 2.1%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공급된 제조업 제품 중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1.1%로 집계되면서 전년 동분기 대비 1.1%포인트 커졌다. 재별로 보면 최종재(0.6%포인트)와 중간재(1.4%포인트)의 수입점유비가 모두 올랐다. 업종별로 보면 담배(12.0%포인트), 의복 및 모피(6.2%포인트), 화학제품(5.7%포인트) 등의 수입점유비는 올랐으나 석유정제는 7.2%포인트 하락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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