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변화 무섭다...'꼬장꼬장' 남기일 감독이 바뀐 이유

강은영 2023. 2. 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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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건 남기일(49) 감독이다.

남 감독은 광주, 성남 등 2부 리그 지휘봉을 잡을 때 함께했던 코치진을 이번 시즌 과감히 수혈했다.

윤빛가람도 "(남 감독님과) 소통이 많이 없었다. 작년에 힘들었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 충분히 더 소통하면 풀 수 있었던 문제였는데 아쉽다"며 그간의 앙금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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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남기일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경직돼 있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에 화사한 봄 향기로 가득해서다. 어둡고 심각했던 표정은 사라지고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올 시즌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건 남기일(49) 감독이다. 남 감독은 이번 시즌 최대 과제를 선수들과의 '소통'으로 잡았다. 지난 시즌 소통의 부재가 경기력을 떨어뜨렸다고 인정했다. 또한 이른바 '남기일 사단'을 30대 젊은 코치들로 채우며 바꿨다. 남 감독은 광주, 성남 등 2부 리그 지휘봉을 잡을 때 함께했던 코치진을 이번 시즌 과감히 수혈했다. 정조국 수석코치를 중심으로, 최효진 수비코치, 하대성 공격코치, 송유걸 골키퍼 코치로 재편해 새로운 시즌에 나선다. 제주 내부에서도 "선수들이 젊고 유능한 코치진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8일까지 진행된 K리그 동계훈련 미디어캠프에서도 감지됐다. 구자철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많이 다가와 주셨다. (주장 1명을 포함해) 주장단이 6명으로 구성된 것도 소통을 위한 감독님의 특단"이라고 설명했다. 팀의 고참 선수인 구자철과 정운 김오규 안현범 김동준이 '주장' 최영준과 함께 선수들과 코치진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았다.

남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지난 시즌에 내부적으로 선수들과 대화가 없어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올 시즌은 제가 방문을 열어놓는 게 아니라 직접 선수들을 찾아가서 소통하겠다. 선수들 각자의 컨디션, 가족 문제뿐만 아니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등을 듣겠다"며 평소 뻣뻣하던 자세를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6명의 주장단과 한 달에 한 번은 식사하며 선수들의 고충도 듣겠다고 했다. 항간에 "꼬장꼬장한 감독"으로 이름난 남 감독의 '깜짝' 변신 선언이다.

'아픈 손가락'인 윤빛가람(수원FC)과의 '차가운 결별'도 약이 됐다. 남 감독은 "윤빛가람과 지난 시즌 대화를 많이 못한 게 아쉽다. 경기장에 많이 내보내지 못해 굉장히 미안하다"고 사과부터 했다. 이어 "윤빛가람과 제 생각이 일치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는데 소통의 문제가 컸다"고 시인했다. 지도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건 쉽지 않다. 특히 규율과 위계가 엄격한 스포츠계에서는 더욱 이례적이다. 윤빛가람도 "(남 감독님과) 소통이 많이 없었다. 작년에 힘들었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 충분히 더 소통하면 풀 수 있었던 문제였는데 아쉽다"며 그간의 앙금을 드러냈다.

지난해 남 감독의 2년 재계약이 변화의 도화선이 됐다는 해석도 있다. 구단은 2020년 제주에 부임해 강등됐던 제주를 승격시킨 남 감독의 지도력에 믿음을 보냈다. 올 초 새로 부임한 구창용 대표도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대기업 임원(SK에너지 대외협력실장) 출신인 그 역시 '탈권위'를 외쳤다. "코치진과 선수, 제주도민 등의 목소리를 듣겠다. 간섭이 아닌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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