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꼭 붙잡은 김기현 1위 탈환…‘언더독’ 천하람 3위 돌풍

[레이더P] 리얼미터 여론조사
김기현 45.3% 안철수 30.4%
천하람 9.4% 황교안 7%
安 “나경원 고민 많이 했을 것”
‘컷오프’ 여론조사 10일 발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김호영기자]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이 삼고초려 끝에 나경원 전 의원으로부터 사실상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면서 지지율이 크게 올라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를 제치고 재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나 전 의원과의 연대를 통해 갈등을 극복하고 지지층 표심을 자극힌 반면 안 의원은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은 데다 천하람 후보의 등장으로 비윤계 표를 일부 잠식당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8일 미디어트리뷴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6~7일 전국 전국 18세 이상 남녀 1100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02명을 대상으로 당대표 지지도를 물은 결과 김 후보가 45.3%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직전(1월31일~2월1일) 조사에 비해 9.3%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직전 조사에서 43.3%의 지지도를 얻어 오차 범위내 선두를 달렸던 안 후보는 이번엔 12.9%포인트 하락한 30.4%로 2위로 내려앉았다. 김 후보와는 오차범위를 벗어난 14.9%포인트차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 처음 포함된 천하람 후보는 9.4%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황교안 후보 7.0%, 조경태 후보 2.3%, 윤상현 후보 2.0% 순으로 나타났다. ‘지지 후보 없음’과 ‘잘 모르겠음’ 응답자는 각각 1.9%, 1.8%였다.

양자 구도에서도 김 의원은 강세를 보였다. 결선투표를 가정한 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과반인 52.6%의 지지를 얻어 안 후보(39.3%)를 오차범위 밖인 13.3%포인트차로 따돌렸다.

전날 나 전 의원과 만나 손을 맞잡고 갈등 봉합 행보를 보인 김 의원은 자신감이 넘쳤다.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 전 의원과 다시 만날 생각이냐는 질문에 “필요하면 볼 것”이라며 “만나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을 만큼 얘기가 잘 됐다”고 답했다. 또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염두에 둔 듯 “표를 받는 사람들은 표를 받으면 젊어진다. 회춘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하고있다. 2023.2.8 [김호영기자]

반면 안 의원은 말을 아꼈다. 이날 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과 나 전 의원간 회동에 대해 “나경원 의원께서 여러 가지 고민도 많이 했을 것”이라며 “아마 그것에 대한 평가는 당원과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선거 전략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대통령실도 더 이상의 확전은 자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와 관련해 국회를 찾은 이진복 정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일요일 국회에 와서 이야기 드린 것은 더이상 후보들이 대통령이나 비서실을 의도적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라며 “후보들이 그렇게 하신다면 저희들도 전혀 말할 생각 없다”고 밝혔다.

친윤계 단일 후보로 연초부터 지지율이 크게 올랐던 김 의원은 나 전 의원과 당내 초선 의원간 갈등으로 안 의원에게 역전을 허용했으나 대통령실과 안 의원 간 갈등이 부각된데다 이준석계인 천 후보의 등장으로 다시 재역전에 성공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에 들어갔다. 상위 후보 4명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컷오프 대상이 된다.

한편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응답률은 2.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 402명에 대해선 ±4.9%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