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받아 잔금 줘야 하는데”…‘13억→6.5억’ 반토막 강남 전셋값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2. 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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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지역 올해 입주 물량 전년比 4배↑
개포자이 33평 전세 호가 16억→10억 뚝
인근 단지들로 전셋값 하락 도미노
이달 말 입주를 앞둔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모습 [사진 = 다음 로드뷰]
‘1·3대책’ 이후 서울 부동산 가격이 낙폭을 줄이는 상황에서 강남 집값이 낙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 대규모 입주 물량까지 예정된 상황이라 전세금으로 입주 잔금을 맞추려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전셋값을 낮춰서라도 세입자 구하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강남구는 0.18% 내려 전주(-0.11%)보다 0.07%포인트 하락했다. 1·3대책 이후 대규모 규제 완화 기대감에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폭을 줄이는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1·3대책 발표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에 서울 외곽 지역은 낙폭을 줄였지만, 강남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기 때문에 낙폭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특례보금자리 등 고가 주택보다는 중저가 주택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에 강남은 상대적으로 규제 완화 영향이 덜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전셋값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이달 28일 입주를 시작하는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총 1353건의 전세매물이 올라와 있다. 전체 3375가구의 3분의 1가량이 전세로 나온 셈이다. 이 단지의 전용 59㎡ 전세 호가는 한때 13억원을 보였지만, 현재는 6억5000만원으로 반토막 난 상태다. 호가가 16억원에 달했던 전용 84㎡ 역시 현재 10억원 수준이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를 앞두고 급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수천만원씩 꾸준히 내리면서 지난해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면서 “전세 계약이 성사되면 웃돈을 주겠다는 집주인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집주인 바람과 달리 세입자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여기에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면서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들이 전세 매물을 쏟아내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입주 예정 단지의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인근 단지들의 전셋값도 하락하는 등 도미노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작년 6월 16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된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올해 1월 8억원에 거래됐다. 현재 전세 호가는 9억원 안팎에 형성돼있다. 또 2021년 5월에 7억원에 계약된 ‘개포주공6단지’ 전용 73㎡도 지난 1월 4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정성진 부땡톡 대표는 “입주물량은 전셋값 하락 요인이지만 일부 집값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전셋값이 하락하면 갭투자 수요가 줄고 집값 상승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남지역 전세가격지수도 하락세다. KB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강남지역(한강 이남 11구)의 전세가격지수는 급감했다. 지난달 한강 이남 11구의 전세가격지수는 89.23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12%, 송파구는 15.2% 하락했다.

문제는 입주 물량 증가다. 이달 개포자이프레지던스를 시작으로, 8월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가, 11월에는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강남지역에서만 올해 1만3000여 가구가 몰린 것으로, 지난해 입주 물량에 비해 4배 가량 많은 수치다.

정 대표는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올해 입주 물량이 많은 강남지역에서 전셋값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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