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훅의 전설을 넘은 르브론, 아무도 상상 못한 NBA 새 역사를 썼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2023. 2. 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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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 연합뉴스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론에 위치한 애크론 제너럴 메디컬 센터는 미국프로농구(NBA) 레전드 배출의 산실로 유명하다.

1988년 3월 이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지난해 NBA 정규리그 통산 최다 3점슛의 주인공이 됐다.

그로부터 1170일 먼저 같은 병원에서 또 한 명의 레전드가 태어났다. 1984년 12월 출생인 그는 누구도 깨지 못할 것으로 보였던 카림 압둘자바의 아성을 넘어 NBA 통산 최다득점 신기록을 썼다.

바로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다.

르브론 제임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LA 크릿토닷컴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NBA 정규리그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홈 경기에서 38점을 기록해 NBA 역대 득점 1위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스카이훅의 달인' 카림 압둘자바(3만8387점)와 간격을 35점으로 좁혔던 르브론 제임스는 이날 38점을 추가하면서 통산 3만8390점을 기록, NBA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로 우뚝 섰다.

르브론 제임스는 3쿼터 막판 자유투라인 부근에서 중거리슛을 성공해 카림 압둘자바가 39년 동안 보유했던 기록을 넘어섰다.

르브론 제임스는 두 팔을 벌리고 코트를 가로지르며 감격을 드러냈고 NBA는 경기를 중단해 새로운 역사 탄생의 순간을 축하했다.

현장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카림 압둘자바는 직접 르브론 제임스에게 기념 농구공을 건네며 축하했다. 르브론 제임스 역시 카림 압둘자바를 향한 존경심을 표출했다.

새로운 통산 득점 1위 기록의 탄생은 카림 압둘자바는 물론이고 르브론 제임스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다.

미국 애크론 출신의 르브론 제임스는 어린 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타고난 신체 조건과 재능은 그를 특별한 아이로 만들었다. 고등학교 4학년이 되기 전에 이미 고교 랭킹 1위로 인정받았고 그의 고교 시절 경기 장면은 ESPN을 비롯한 미국 주요 매체가 다룰 정도였다.

'르브론매니아(Lebronmania)'로 불렸던 차세대 스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시대 이후 NBA를 이끌어 갈 새로운 슈퍼스타의 등장은 NBA를 흥분케 했다.

2003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화려하게 커리어를 시작한 르브론 제임스는 2년차 시즌부터 올스타로 선정됐고 데뷔 4년만에 NBA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그때부터 시련도 시작됐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2007년 NBA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를 4경기 만에 무너뜨렸다. 신체 조건을 활용한 탁월한 돌파 및 속공 마무리 능력에 비해 외곽슛이 약했던 르브론 제임스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르브론 제임스는 훗날 2007년 파이널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값진 교훈을 안겨준 스승과도 같은 시리즈라고 했다.

이후 르브론 제임스는 중장거리슛을 포함해 자신의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피지컬을 기반으로 하는 득점력을 기반으로 슛 거리를 늘려가며 한 단계 더 진보했다.

발전된 그의 능력은 마이애미 히트에서 꽃을 피웠다. 희대의 '디시전 쇼', 더크 노비츠키를 향한 조롱, '리얼 월드' 발언 등 안티 팬을 양산한 구설수도 적잖은 기간이었지만 르브론 제임스는 마이애미에서 뛴 4시즌 동안 두 차례 우승하며 현역 최고의 스타 대열에 올라섰다.

르브론 제임스는 2014년 친정팀 클리블랜드로 돌아왔고 2시즌 만에 클리블랜드 구단 사상 첫 우승을 달성하며 이름을 날렸다. 2018년부터 합류한 LA 레이커스에서도 2시즌 만에 NBA 정상에 등극하며 개인 통산 네 번째 우승 반지를 꼈다.

2022-2023시즌은 르브론 제임스의 20번째 시즌이다. 그의 나이는 만 38세. NBA 역사상 이토록 오랫동안 꾸준히 NBA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했던 선수는 없었다.

NBA 통산 득점 1위의 영예 뒤에는 평범한 선수와는 다른 차원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있다.

NBA 최초의 통산 득점 1위는 1950년대 조 펑크스의 몫이었다. 최초로 원핸드 점퍼를 선보이며 농구의 혁명을 일으켰던 선수다. 이후 통산 득점 1위는 돌프 쉐이즈, 밥 페티트, 윌트 채임벌린, 카림 압둘자바를 거쳐 이제는 르브론 제임스의 자리가 됐다(참고로 채임벌린은 데뷔 7시즌 만에 통산 득점 1위로 올라섰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기 관리에 철저했다. 밥 페티트는 195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의 가치를 소개한 선수였다. 당시는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다.

1969년부터 1989년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던 카림 압둘자바는 꾸준함과 강력한 내구성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그는 요가와 명상을 병행하며 언제나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꾸준한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누적 기록 달성은 상상하기 어렵다. 르브론 제임스는 매년 여름마다 최상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20억원 정도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단 관리부터 꾸준한 훈련까지 비시즌 기간에도 농구를 위한 삶을 살아왔다.

이 같은 노력 때문에 만 38세의 나이에도 압도적인 돌파와 마무리로 대표되는 득점력과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르브론 제임스는 자신을 평가할 때 스코어러보다는 패스가 먼저인 선수에 더 가깝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최근 인터뷰에서는 "나는 시즌 득점왕이 되겠다는 말도, 통산 득점 1위가 되겠다는 말도 해본 적이 없다"며 통산 득점 1위를 향해가는 자신의 여정이 믿기 힘들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르브론 제임스의 득점력이 만약 NBA 역대 최고라고 평가한다면 격렬한 논쟁이 뒤따를 것이다. 그만큼 마이클 조던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하지만 르브론 제임스만큼 오랜 기간 꾸준히 최상위 수준의 득점력을 선보인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NBA 정규리그 통산 득점 순위

1. 르브론 제임스 : 38,390점
2. 카림 압둘자바 : 38,387점
3. 칼 말론 : 36,928점
4. 코비 브라이언트 : 33,643점
5. 마이클 조던 32,292점
6. 더크 노비츠키 : 31,560점
7. 윌트 채임벌린 : 31,419점
8. 줄리어스 어빙 : 30,026점 (ABA 시절 포함)
9. 모제스 말론 : 29,580점
10. 샤킬 오닐 (28,596점)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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