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뗀 HD현대, IT요람 판교로 날았다…'복지·자율' 신사옥 정체
'의자계 샤넬' 허먼밀러 프리미엄 의자…심리상담 카페도 갖춰
(성남=뉴스1) 배지윤 기자 = 조선업 수주량 세계 1위 HD현대가 'IT기업 요람'인 경기 성남시 판교에 새 둥지를 틀었다. 최근 사명 변경 전까지는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살아온 국내 대표적 중공업그룹인 만큼 새 본사를 판교에 지은 사측의 의지에 업계 관심이 높다.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HD현대의 판교 신사옥 '글로벌R&D센터'(GRC)가 8일 기자들에게 내부를 공개했다. 배 만드는 무거운 제조업 이미지를 벗어나 첨단시설로 무장한 것은 물론 웬만한 젊은 IT 기업 못지 않은 자율성과 유연함을 갖춰 그룹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임원들도 자유석…'200만원' 최고급 업무의자 GRC는 연면적 17만5000㎡(5만3338평),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로 곳곳에 분산된 17개 계열사 임직원들을 한 데 모았다.
1층 입구를 거쳐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시원한 4층 로비가 우선 눈을 사로잡는다. 가로 30m·세로 6.7m 규모의 뉴스와 그룹사 소식·날씨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디어 월'이 방문객을 반겼다.
사무실에 올라가기 위해 거치게 되는 4층 로비는 자연 채광이 한껏 들어오는 '쉼터'로 변신했다. 쉴새 없이 움직이는 방역 로봇과 쉼터 계단에 앉아 삼삼오오 얘기하는 임직원들은, 여기가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유서깊은 대기업 본사임을 잠시 잊게 했다.
8층부터 19층까지 임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공간은 스마트함을 무기로 삼았다. 722개의 회의실과 450개의 자율 근무석은 자유롭고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했다. 긴장되는 '부장님 앞 자리'를 벗어나 본인이 마음에 드는 자리를 찾아 업무를 볼 수 있다.
임원들 역시 별도 집무실 없이 일반 직원들과 함께 섞여 근무한다. 수평적인 사내 문화와 원활한 소통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다. 회장·부회장·사장 등 CEO(최고경영자)들도 직급 구분 없이 집무실 크기를 최소화(13평)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집기에도 최선을 다했다. 높이조절이 가능한 모션데스크를 배치해 근무환경을 개선했다. 개당 200만원으로 알려진 '의자계의 샤넬' 허먼밀러사의 프리미엄 의자를 배치한 것도 '일하는 공간만큼은 최고급으로 깔아주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내식당 경쟁체제로 '최상의 맛'…심리상담 카페도 복지시설도 눈에 띈다. 임직원 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에 현대그린푸드·신세계푸드 등 2개 기업을 입점시켜 매 식사마다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두 회사 간 임직원 유치 경쟁이 치열해 최상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회사에서 하루 세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기혼 직원을 배려해 다음 달 개원을 앞둔 어린이집 '드림보트'도 있다. 2개 층에 걸쳐 조성된 드림보트는 300명까지 수용가능하며 만 0세부터 취학 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최장 밤 10시까지 보육을 지원해 임직원들이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최적 환경을 제공한다.
임직원 건강 관리를 위한 '피트니스 시설'도 들어섰다. 편의점 GS25·스타벅스·베즐리 베이커리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자랑한다. 수시로 사옥을 방역하는 현대로보틱스의 공기청정 방역 로봇과 심리상담 마인드 카페, 향후 들어설 사옥 내 병원도 모두 임직원 복지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친환경 설계는 기본…에너지소요량 일반 사옥 대비 40% ↓ 친환경 설계도 돋보인다. HD현대가 채용한 복사냉난방 기술은 층마다 천장에 온돌을 설치해 냉온수를 돌리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HD현대 신사옥에 적용됐다.
광역수열원·지중열 등 친환경 열원도 적극 채택했다. 자연에너지·축열조 이용을 통해 여름철 전력 수요가 최대가 되는 '전력피크'에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붕형 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하고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과 설비 운전 최적화 및 관리를 할 수 있는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했다. 현재 연간 에너지소요량은 ㎡당 140kWh로 일반 대형 오피스 대비 40% 낮은 수준이다.
6년 후에는 GRC 에너지소요량을 연간 ㎡당 85kWh 수준까지 개선해 세계적인 수준의 저에너지건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GRC 운영팀장인 박수근 책임은 "GRC는 준공 6년 후 에너지소요량 '1+' 등급을 받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세계적인 건물로 인정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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