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조원이나 태웠어?”...전세계 투자자들이 달려간 곳은
美서 유럽·신흥국으로 머니무브
8일 미국ETF닷컴에 따르면 올해 1월 초부터 이달 7일까지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유럽의 중·대형 주식에 투자하는 ‘JP모건 베타빌더 유럽(BBEU)’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순유입된 자금 규모만 38억9921만달러(약 4조9000억원)에 달한다. 에너지 위기 및 경기침체 우려가 줄어들면서 유럽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영국 증시는 신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BBEU ETF 주가는 올해 들어 9.1% 올랐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긴장 완화와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로 에너지 수급 불안 완화가 제조업 활동 위축 우려를 해소했다”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대중국 수출회복 기대와 물가 둔화 확인 또한 유럽 시장 상승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순유입 순위 2~3위 역시 미국이 아닌 신흥국 시장, 가치주 테마였다.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코어 MSCI 이머징 마켓(IEMG)’ 및 대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뱅가드 밸류(VTV)’ ETF에 같은 기간 각각 36억8756만달러(약 4조6300억원), 34억2146만달러(약 4조3000억원)가 순유입됐다. 115선까지 올랐던 미국 달러인덱스가 현재 103선까지 떨어지는 등 약달러 현상이 신흥국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는 해석이다. 기술·성장주 대비 자금 흐름이 안정적인 가치주를 선택해 약세장에 대비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그 밖에 자금 순유입 5~10위 종목을 살펴보면 모두 인컴(배당)형, 채권형 상품이었다. 대표적으로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JEPI)’ 및 ‘아이셰어즈 아이복스 미국 하이일드 채권(HYG)’ ETF에 각각 27억8817만달러(약 3조5000억원), 26억6909만달러(약 3조3600억원)가 들어왔다.
배정연 연구원은 “지난해 금리가 급등하며 채권 가격은 급락했지만 이는 채권 투자에 새로운 기회였다”며 “올해는 신흥국과 하이일드 회사채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 ETF에선 가장 많은 49억3256만달러(약 6조208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순유출 2~3위를 차지한 종목은 미국 소형주 중심의 러셀지수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러셀1000 성장(IWF)’ 및 ‘아이셰어즈 러셀 1000 가치(IWD)’ ETF였다.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현금흐름, 재무구조가 덜 우량한 러셀 지수 내 중·소형주가 시장의 외면을 받는 모습이다. 그 외 글로벌 자금들은 단기채 ETF에서도 돈을 빼내는 경향을 보였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ETF 투자 트렌드가 미국 기술·성장주 위주에서 유럽 및 신흥국 시장과 안정적인 인컴 수익이 발생하는 배당·채권형 상품으로 이동한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테슬라, 엔비디아 등 상승 탄력성이 좋은 개별주는 사 모으고 ETF로는 안정적인 상품을 편입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서학개미들은 여전히 고위험 고수익의 3배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을 좋아하지만 정작 미국 시장에선 ETF를 리스크 회피용도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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