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후계자설 재점화···北, '존경하는 자제분' 대놓고 띄우기

박경은 기자 2023. 2. 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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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절 기념연회에 재차 등장
공식석상 등장한 것만 네 번째
김정은·리설주 사이 센터 차지
[서울경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다시 등장했다. 김주애는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을 기념한 연회에 아버지 김 위원장, 어머니 리설주와 함께 나타났는데, 북한 매체는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며 김주애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북한이 건군절 75주년을 앞두고 이른바 ‘백두혈통 4대’인 김주애를 적극 띄운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가운데), 부인 리설주(왼쪽)와 함께 건군절 75주년을 앞두고 7일 기념연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사랑하는→존귀하신→존경하는...김주애 위상 높여=8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7일 군 장성 숙소를 찾았다고 보도하며 “꿈결에도 그립고 뵙고 싶던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존경하는 자제분과 함께 숙소에 도착”하셨다고 전했다. 통신이 언급한 ‘존경하는 자제분’은 김 위원장 딸 김주애를 지칭한 것이다.

앞서 김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 발사 현장과 같은 달 26일 ICBM 개발 및 발사 공로자와의 기념사진 촬영 행사에 등장한 바 있다. 또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 위원장이 김주애와 함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 23’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한 것까지 합하면 이번이 네 번째다.

특히 통신은 지난해 11월 김주애를 최초로 소개하면서 “사랑하는 자제분”이라 지칭했다. 두 번째 보도에서는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불렀으며, 이번에는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김주애 위상을 한껏 높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왼쪽 첫째)와 함께 건군절 75주년을 앞두고 7일 기념연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리설주 사이 센터 차지한 김주애=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공개한 몇몇 사진에서는 다른 누구보다도 김주애에 초점이 맞춰져 눈길을 끈다. 김주애가 김 위원장과 리설주 사이 앉은 사진이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는 몸을 살짝 틀어 김주애 쪽으로 기울였고 김주애는 반듯하게 앉아 정면을 보고 있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 김주애 뒤로는 박수일 인민군 총참모장과 강순남 국방상, 정경택 인민군 총정치국장, 황병서 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군 장성이 나란히 섰다.

김 위원장은 연회장에 들어서면서도 리설주가 아닌 김주애 손을 잡았다. 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별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건군절 기념연회 현장에서 여러 참석자 속에 서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주애는 이날 어머니 리설주를 빼닮은 성인여성 옷차림을 하고 등장하기도 했다.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정장 투피스, 반묶음 머리 등이 그렇다. 아이라인을 그리는 등 화장도 했다. 앞서 김주애는 첫 등장 당시 패딩점퍼를 입었지만, 두 번째 행사 때도 리설주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해 등장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군 75주년을 앞두고 7일 딸 김주애와 함께 기념연회에 참석했다. 사진은 기념연회에 참석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붉은 원). 연합뉴스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도 생략...후계자 내정 확실=김주애는 지난해 11월 공개 석상에 나타났을 때는 물론, 이날도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을 감스에 달지 않아 주목 받는다.

북한에서 초상휘장을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인사는 김 위원장과 리설주 정도로 여겨진다. 리설주는 이날 초상휘장 대신 나라를 상징하는 공식 표장인 국장을 형상화한 브로치를 가슴에 달았다. 김여정 부부장도 평소 가슴에 초상 휘장을 달고 활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주애가 김 위원장 뒤를 이을 것이라는 관측을 거듭 내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어린 김주애에 대해 일반 간부들에게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개인숭배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면서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을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그것이 앞으로 북한의 국내외 정책에 중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북한 주민들이 4대 세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보기관은 지난달 초 국회 보고에서 “(김주애가) 후계자가 된다는 판단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어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왼쪽)와 함께 건군절 75주년을 앞두고 7일 기념연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한편 리설주는 이번 기념연회에서 화성 17형을 형상화한 목걸이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리설주가 착용한 목걸이는 은색의 길쭉한 미사일 형태다. 탄두부는 화성 17형과 같이 흰색과 검은색으로 칠했으며 끝부분에는 4기의 1단 엔진이 달려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지난해 11월 화성 17형 발사를 성공한 데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18일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 17형을 발사했고, 전문가들은 사실상 북한이 화성 17형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건군절 75주년을 앞둔 7일 기념연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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