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세대교체 진통, 진흙탕 싸움 번지나[스경X초점]

김원희 기자 입력 2023. 2. 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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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세대교체’를 알린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진통이 길어질 모양새다.

SM은 지난 3일 ‘SM3.0’을 발표하며 그룹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체제에서 벗어나 ‘멀티 프로듀싱’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알렸다. 독립성을 가진 제작센터 5개를 신설해 아티스트를 배분하고 음악적 저변을 넓힘으로써 현재 가요계 시장과 팬들이 요구하는 IP 제작과 운영에 발맞춰 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는 SM 최대 주주인 이수만의 퇴진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곧 SM 내부 경영권 다툼으로 번졌다. 이수만은 지난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SM으로부터 급여를 받지는 않았지만,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통해 음반 기획 전권과 고액 자문료 등 SM 매출의 최대 6%를 챙겨왔다. 이로 인해 소액 주주이자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 측과 오랜 기간 대립해 왔으며, 결국 이들이 이를 법적으로 문제 삼자 소송 취하 조건으로 이수만이 프로듀싱 일선에서 물러나는 체질 개선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에 SM에 17년간 몸담은 가수 김민종은“이수만의 프로듀싱과 감각적 역량이 꼭 필요하다”며 ‘SM 3.0’ 발표를 맹비난하는 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내 파란이 예고됐다. 이에 더해 지난 7일 SM이 긴급 이사회에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카카오에 SM 발행주식 총수의 약 9.05%를 발행하기로 결의하면서, 이수만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위법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가처분 금지 신청 및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히고 미국에서 급히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본격적인 전면전이 예고됐다.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둔 만큼 프로듀서로서는 물러나더라도 SM 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분석된다.

그러나 경영권을 둘러싼 살벌한 상황과는 달리 내외부 모두 SM의 세대교체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수만은 지난 1995년 SM을 설립해 K팝 아이돌 1세대를 탄생시키며 국내 K팝 시장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이후 27년간 총괄프로듀서로서 현재 활동 중인 4세대 아티스트까지 그들의 음악과 콘셉트는 물론 SM 전체를 관통하는 세계관을 구축하며 SM의 창립자이자 상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3세대 이전 아티스트들로 업계 정상을 지켰던 과거와 달리 30년 가까이 이어온 ‘SM스러운’ 특유의 노래풍이 급변하는 가요계에서 이전과 같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관계로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2015년 이후 하이브(이전 빅히트)의 가파른 성장으로 ‘업계 1위’ 타이틀을 내어주면서는 SM을 향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진 지 오래다.

체제변화부터 경영권 다툼까지 큰 변화를 앞두고 향후 SM이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시선이 모인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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