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들어간 ‘고딩엄빠3’ 이대로는 반등 없다 [TV와치]

이해정 2023. 2. 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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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폐지 요구에도 세 번째 시즌을 밀어붙이며 버티기 작전에 들어간 '고딩엄빠'.

'고딩엄빠'는 첫 방송에 앞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프로였다.

프로그램은 물론 MBN 아픈 손가락으로 떠오른 '고딩엄빠'의 전략은 굳히기였다.

'고딩엄빠'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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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해정 기자]

거센 폐지 요구에도 세 번째 시즌을 밀어붙이며 버티기 작전에 들어간 '고딩엄빠'.

분골쇄신은커녕 자극성의 살만 불려가다 1%대 시청률로 고꾸라졌다. 이대로 가다간 시청률 반등은 둘째 치고 악플보다 무섭다는 무플을 받게 생겼다.

'고딩엄빠'는 첫 방송에 앞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프로였다. 10대에 부모가 된 사연을 예능으로 다뤄보겠다는 계획은 야심 찼지만 기대보단 우려를 모았고, 이는 안타깝게도 기우에 그치지 않고 폐지 촉구 여론으로까지 번졌다.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문제는 단순하다. 청소년 임신과 출산을 미화하지 말 것. 미성년자와 성인의 만남은 두말할 것 없이 다루지 말 것.

프로그램은 물론 MBN 아픈 손가락으로 떠오른 '고딩엄빠'의 전략은 굳히기였다. 10대 임신을 양지로 끌어올리는 데에 강력한 의지가 있는 건지, 어쨌든 3%대를 기록하기도 한 '어그로' 성적표를 놓지 못한 건지 시청자와의 기싸움은 시즌 3가 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폐지를 염원하는 시청자 목소리 또한 점차 거세지고 있는 데다 시청률도 하락세라 자극성 장사도 더 이상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임신과 출산을 겪은 어린 부모들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취지는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조심스럽게 다뤄도 어려울 숙제를 '제작진에게만' 편리한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출연자들의 연애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어쩌다 임신을 했는지 어떤 상처를 받았고 누가 피해자이며 가해자인지. '고딩엄빠'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이다. 오히려 10대들의 임신은 실수이고 잘못이라는, PD가 부수겠다고 한 편견만 견고히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 출연자들이 받는 상처도 결코 가볍지 않다.

일상을 조명하는 방식도 획일적이다. 방 한 칸 딸린 집에 어지러운 살림살이에는 탄식하고 80%는 은행 지분인 30평대 아파트에는 박수를 보내는 식이다. 러브스토리 속 남자친구가 '혼인신고'까지 한 남편으로 등장하면 스튜디오는 거의 축제 분위기다. 결혼 생활을 다채롭게 담아내는 게 아니라 남편의 유무, 자식 수, 집 크기로 평가하는 데에 그친다.

여기엔 '고딩엄빠 치고는 잘 산다, 못 산다'는 편견 어린 시선도 깔려 있어 더욱 불편하게 느껴진다. 성인인 부부들도 생계가 어려우면 단칸방 살이를 하기도 하고, 여유로워지면 번듯한 아파트에 살기도 하는데 '고딩엄빠'에선 이 모든 게 극단적으로 그려진다. 제작진과 MC들조차 10대 부모에 대한 선입견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궁금하지 않은 러브스토리는 선을 넘었고, 일상 관찰 영상은 '고딩엄빠'라는 선에 갇혔다. 새로운데 자극적이거나, 눈은 편한데 재미는 없는 영상들의 나열. 호성적을 기대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폐지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기로 결정했다면, 연명의 끈이라도 붙들 수 있는 최소한의 변화가 필요하다. 시즌만 늘려간다고 프로그램 수명이 연장되는 건 아니라는 걸 인지해야 한다. (사진=MBN '고딩엄빠3' 제공)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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