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美주권 위협하면 우리는 행동할 것"…北 언급은 없어(종합)

김현 특파원 2023. 2. 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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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이후 2번째 국정연설…"中과 갈등 아닌 경쟁 추구"
러 침공 우크라에 대한 지지 재확인…지난 2년간 성과 부각 속 '협치'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열린 집권 후반기 첫 국정 연설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중국을 향해 "만약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우리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미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취임 이후 2번째 국정연설(연두교서)을 통해 "저는 중국이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세계에 혜택을 줄 수 있는 곳에서 중국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실수하지 마시라"며 이렇게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중국의 '주권 위협'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불거진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가 취임하기 전에는 중국이 어떻게 힘을 키우고, 미국이 세계에서 (어떻게) 몰락하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였다"면서 "더는 안 된다. 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리가 갈등이 아니라 경쟁을 추구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우리가 미국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투자는 △미국의 혁신 △미래를 규정하는 산업과 중국 정부가 지배하려고 하는 산업 △동맹에 대한 투자 △중국이 우리에 맞서 사용하지 않도록 우리의 첨단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동맹과 협력 △군의 현대화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중국이나 세계 어느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위해선 우리 모두 단결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자. 우리는 전 세계에 걸쳐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과 세계에 대한 시험이었다며 "우리는 함께 미국이 항상 최선을 다해 하는 일을 했다. 우리가 이끌었다.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합하고 글로벌 연합을 구축했다. 우리는 푸틴의 침략에 맞섰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함께 서 있었다"면서 현장에 참석한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를 향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에 단결돼 있다. 우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당신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국정연설을 하는 가운데 "조세 제도가 불공평하다"며 '부자 증세' 필요성을 언급하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은 기립 박수를 치는 반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오른쪽)은 앉은 채로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23.2.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민주주의는 더 약해진 게 아니라 더 강해졌다. 독재국가들은 더 강해진 게 아니라 더 약해졌다"면서 "태평양의 파트너들과 대서양의 파트너 사이에 다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세계를 재결집하고 있다. 동맹은 강화되고 있고, 더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미국을 상대로 내기를 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배우고 있다"면서 "미국을 상대로 베팅을 하는 것은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연설에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선 동맹들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한 차례 언급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한국에 대해서도 거론하지 않았다.

◇바이든, 2년간 국정 성과 부각 주력…공화 'IRA 폐지' 시도 겨냥 "거부할 것"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 첫 국정연설인 만큼 지난 2년의 국정운영 성과를 강조하고, 향후 국정운영 구상에 대해 소개하는데 연설 대부분을 할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년간 국정운영 성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50년만의 최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완화 등 경제 성과 △초당적인 반도체과학법을 통한 기업들의 투자 △인프라법을 통한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한 처방약가 인하 및 기후변화 대응 등을 꼽았다.

그는 특히 IRA와 관련해 "IRA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라며 "공공요금을 낮추고,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세계를 청정 에너지의 미래로 이끈다"고 강조했다.

그는 IRA를 통해 "전국적으로 50만개의 전기차 충전 시설을 건설하고 있고, 가정에서 전기차나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입하는데 대한 세액공제를 통해 연간 1000달러 이상을 절약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내 일각에서 'IRA폐지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실수하지 마시라. 만약 여러분이 처방약 가격을 올리기 위해 무엇이든 시도한다면 저는 그것을 거부할 것"이라고 거부권 행사 방침을 재확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집권 후반기 첫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바이든, 조건없는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촉구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이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과 관련해 '선(先) 정부지출 삭감'을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조건없이 부채한도를 상향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2년간 1조7000억 달러 이상 연방정부 재정 적자를 줄였고,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치 재정 적자 감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 소속이었던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 "직전 행정부에서 미국의 적자는 4년 연속 증가했다"며 "이같은 기록적인 적자 때문에 제 전임자보다 4년간 국가부채를 더 많이 늘린 (미국의) 대통령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200년간 누적된 국가 부채의 거의 25%가 전임 행정부에서 추가됐다. 이는 사실"이라며 "당시 의회는 그 부채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느냐. 그들은 전제조건이나 위기 없이 3차례나 부채 한도를 상향했다. 미국의 경제적 재앙을 막기 위해 미국의 청구서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래서 오늘 밤 저는 이번 의회가 선례를 따를 것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의 완전한 믿음과 신용이 결코 의심받지 않도록 오늘 밤 여기서 약속하자"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신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대기업이 최저 15%의 법인세를 내도록 한 IRA 규정을 소개한 뒤 "할 일이 더 있다"면서 "억만장자에 대한 최소한의 세금에 대한 제 제안을 통과시켜달라. 어떤 억만장자도 학교 교사나 소방관보다 더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연소득 1000만 달러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최소 20%의 소득세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도 대형 정유사들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려 그 돈으로 자사주를 매입, 최고경영자(CEO)와 주주들에게 혜택을 줬다며 "이것이 제가 장기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기업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에 대한 세금을 4배로 올릴 것을 제안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열린 집권 후반기 첫 국정 연설서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바이든, 초당적 협력 강조…매카시 향해 "함께 일할 수 있길 고대"

그는 이날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면서 의회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로 미 하원은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선지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서두를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면서 "저는 의장님과 함께 일할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연설 전과 후에 매카시 의장과 웃으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제가 취임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당적 협력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 절대 믿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진정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초당적 인프라법을 통한 인프라 투자를 거론하면서 "(인프라법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여전히 그들 지역구의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화당 친구들은 걱정하지 마시라. 저는 모든 미국인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여러분의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서로를 적이 아니라 동료 미국인으로 봐야 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가 함께 한다면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발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함께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면서 1·6 미 의사당 폭동 사태를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목소리를 내야 한다. 미국에는 정치적 폭력을 위한 자리가 없다"면서 "우리는 국민들의 뜻을 뒤엎으려는 게 아니라 우리의 선거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우리는 법치를 수호하고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열린 집권 후반기 첫 국정 연설서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재선 도전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어…"더 해야 할 일이 있다" 수차 강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2024년 재선 도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우리는 더 해야 할 일이 있다", "할 일이 너무 많다"면서 "이번에는 그 일을 끝내자", "우리는 그 일을 끝낼 것"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2년간의 성과를 부각하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있다는 논리로 자신의 재선 도전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 이후 재선 캠프를 공식 출범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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