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한 채권 싸게 살 기회”… 해외에서 대접 달라진 ‘한국채’

연선옥 기자 2023. 2. 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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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지난달 7541억원(6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채권을 미국에서 발행했다.

우리은행은 채권 발행 전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 지점을 통해 수요 조사(북빌딩)를 했는데, 기관 투자자들이 앞다퉈 채권을 사겠다고 나서면서 2015년 이후 국내 금융사 외화채권 발행 중 사상 최대인 81억달러의 주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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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확실성에… 기업 자금 조달·채권 투자 수요 늘어

우리은행은 지난달 7541억원(6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채권을 미국에서 발행했다. 우리은행은 채권 발행 전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 지점을 통해 수요 조사(북빌딩)를 했는데, 기관 투자자들이 앞다퉈 채권을 사겠다고 나서면서 2015년 이후 국내 금융사 외화채권 발행 중 사상 최대인 81억달러의 주문을 받았다. 주문이 몰리면서 발행 금리도 낮아졌다. 미국 5년물 국고채 금리에 1.35%포인트를 더한 연 4.875%로, 이는 지난해 11월 ‘흥국생명 사태’가 발생하기 전 수준으로 평가된다.

현대캐피탈은 이달 1일, 세계 주요 시장 가운데 채권 발행 난이도가 높은 곳 중 하나로 꼽히는 스위스에서 연 3.03% 금리로 1억프랑(약 1356억원)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했다. 앞서 SK하이닉스와 포스코 역시 지난달 대규모 외화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지난해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사태 이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한국물 가격이 뚝 떨어졌지만, 새해에는 공급과 수요가 모두 회복되면서 시장에 활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흥국생명 본사 전경./연합뉴스

새해 들어 채권 공급과 수요가 함께 늘어나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중앙은행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금리가 떨어지자 연초부터 채권 발행에 나섰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 대비해 미리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글로벌 투자 자금이 안전자산인 채권에 쏠리면서 연초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하는 채권이 대거 흥행하고 있다. 특히 해외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해 흥국생명 사태 이후 가격이 떨어진 한국물(코리안 페이퍼·Korean Paper)에 주목하면서 수요가 늘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해외 시장에서 한국물 거래는 실종되다시피 했다. 자금 조달에 실패한 흥국생명이 지난해 11월 1일, 관행적으로 해온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콜옵션 행사)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해외 채권 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다. 한국물 거래가 사실상 실종되면서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 당시는 가뜩이나 금리가 오르는 시기였고, 연말 장부 결산(북 클로징)이 이뤄지는 비수기라 타격이 컸다. 결국 흥국생명은 5억달러에 달하는 외화채를 예정대로 조기상환하기로 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흥국생명 사태로 시장이 출렁이긴 했지만, 우량한 한국물에 대한 신뢰가 높아 투자 수요가 금방 되살아난 것이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이벤트로 한국물 가격이 떨어지면서 저평가된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으로도 외화채 시장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달에는 한국주택공사와 산업은행 등 신용도가 높은 공기업이 외화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김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 국채 금리가 오른 지금이 채권을 담기 좋은 시기”라며 “앞으로 발행시장을 위주로 채권시장이 호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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