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9억팔' 장재영의 타자 도전, 시도만으로도 흥행 콘텐츠

안희수 2023. 2. 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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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서 투·타 훈련 소화, 겸업 가능성
몸값 무색한 부진, 새 도전으로 돌파구
타격 경험으로 더 좋은 공을 던지려 하는 장재영. 사진=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1)의 이름 앞에는 '9억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역대급 잠재력을 인정받은 그는 2021년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고,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신인 선수 계약금(9억원)에 사인했다.  

현재 '9억팔'이라는 수식어는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고 있다. 장재영은 프로 무대 입성 2년 동안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시속 150㎞대 중반까지 찍히는 패스트볼(직구) 구속을 자랑했지만, 제구가 들쑥날쑥했다. 2021시즌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17, 2022시즌 19경기에서 9.17을 기록했다.

장재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투·타 겸업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올겨울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참가한 호주프로야구(ABL)에서 투수뿐 아니라 타자로도 나섰다. 총 6타석(6타수 무안타)을 소화했다. 장재영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속팀의 해외 전지훈련(미국 애리조나)에서도 타격과 수비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장재영의 겸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미 야구팬은 투·타 겸업 최고 레벨을 확인했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마운드와 타석에서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2021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2022) MLB 최초로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동시에 달성하기도 했다.  

마치 만화 캐릭터 같은 오타니의 퍼포먼스에 국내 야구팬도 감탄했다. 더불어 KBO리그에서도 '잘 던지고 잘 치는' 선수가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였다. 이런 상황에서 장재영이 겸업을 시도한 것. 그는 덕수고 3년 동안 타자로 35경기에 출전, 타율 0.350(80타수 28안타) 3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피칭이 워낙 돋보였을 뿐, 타격 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장재영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계약금을 받은 건 미래 에이스로서의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다. 타격 훈련이 투구 훈련에 방해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장재영의 우선순위는 투수다. ABL에서 타석에 선 것도 투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실제로 장재영은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시속 140㎞대 후반 직구 위력을 직접 실감했고, 그보다 빠른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찾았다. 코너워크(스트라이크 구석으로 투구하는 기술)에 지나치게 연연하다가 오히려 공이 몰렸던 경험을 돌아보기도 했다. 타자 입장에서 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변화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경험한 것도 의미를 부여했다.    

장재영은 타자 출격에 말을 아끼고 있다. 오타니와 함께 거론되는 것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천금 같은 시간을 투자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꽤 진지하게 투·타 겸업을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KT 위즈 간판타자 강백호도 2019년 스프링캠프 초반 불펜 피칭을 하며 투·타 겸업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타자에 전념하고 있다. 강백호에 버금가는 자질을 갖춘 장재영이 4년 만에 같은 도전에 나섰다. 야구팬에게 새 관심사가 생겼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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