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흔들림 없는 '설사커'의 뚝심

김태석 기자 2023. 2. 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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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밀양)

▲ 피치 피플

설기현
경남 FC 감독

경남 FC 주변 분위기가 그리 좋지는 못하다. 구단 안팎으로는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수년 간 전력상 K리그2 강호로 평가받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이런 평가도 나오지 않고 있다. 

1년 재계약을 통해 2023시즌 경남을 이끌게 된 설기현 경남 감독의 머리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베스트 일레븐>과 마주한 설 감독은 의연하게 현재 상황에 대처하려 했다. 현재 전력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며 주어진 여건 내에서 길을 찾겠다고 했고, 문제의 논란과 관련해서도 선수단이 만든 일이 아니니 오로지 주어진 승부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이 노심초사하며 바라보고 있는 2023년의 경남이지만, 설 감독은 자신마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유가 있던 작년 PO 부천전 티아고 골 이후 세리머니

Q. 만나서 반갑다. 현재 경남의 동계 훈련 상황이 궁금한데
"하던 대로 동계 훈련을 1·2차로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득점이 많았지만 실점도 많았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훈련 중입니다."

Q. 지난해 얘기부터 해보자.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으니 나쁘지는 않았던 시즌이었다.
"일단 지난해 구성은 굉장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다. 다만 그 구성을 부상 때문에 제대로 쓰지 못했다. 2라운드 때 잠깐 가동했을 뿐이었죠. 전체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시즌이었는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부천전에서 티아고 선수의 극적 결승골로 플레이오프까지 갔는데 그 이후에 조금 아쉬움이 여전히 남습니다. 그때 우리 선수들이 좀 지쳐있었거든요."

Q. 부천전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티아고가 결승골 넣었을 때 세리머니가 화제였다.
"시즌 내내 부천과 본의 아니게 좋지 않은 인연이 이어졌고, 그간 부천에 줄곧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준플레이오프에 왔었습니다. 이렇게 끝내기가 너무 아쉬웠어요. 진짜 산 넘고 넘어 어렵게 왔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도 90분이 그렇게 흘러갔을 때 안타까웠던 이유고요. '또 이렇게 끝나는구나. 올해는 부천에 정말 쉽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80분 쯤부터는 포기했던 것 같아요. 벤치에 앉아 경기를 보면서도 경기가 보이지 않더라고요."

"마지막 코너킥이라 생각했죠. 솔직히 그때도 기대하지 않았어요. 시즌을 치르면서 코너킥으로 골을 넣은 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모든 걸 내려놓고 있었는데 골이 들어갔습니다. 저도 모르게 엄청 뛰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코치들도 좋아서 절 따라 뛰었다는데 너무 빨라서 못 잡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1년 동안의 쌓였던 감정이 올라왔던 것 같습니다."

Q. 시즌 후 1년 재계약을 했다. 경남과 다시 1년을 가기로 한 이유는?
"가기로 한 건, 아니고 또 함께 가게 해주신 거죠(웃음). 3년간 함께 하고도 아직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했기에 끝났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 조금 더 하고 싶었어요. 그간 일관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있는데다 점점 발전하고 있었기에, 조금만 더 하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일관된 축구와 문화를 입히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올해는 더욱 우리 축구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할 듯합니다."

설 감독이 믿는 '조용한 힘'

Q. 작년에는 상대 골문 향한 공격 심플한 축구를 한다고 했는데 올해는?
"덕분에 골은 많이 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승격이라는 목표를 이루려면 공수 모두 안정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승격 팀들의 특징을 보면 실점이 굉장히 적거든요. 밸런스를 맞추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디테일이 있고 완성도가 있어야겠죠."

Q. 윌리안 에르난데스가 나간 상태에서 티아고도 떠났다. 걱정되지 않나?
"걱정, 좀 되긴 하죠. 그런데 우리 같은 팀은 선수를 잘 영입해서 파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봐요. 티아고를 이적시키면서 이적료도 많이 확보했기에 우리가 원하는 선수를 또 데려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저는 선수들에게 '우리 전력이 나쁘지 않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 팀, 좋아요. 지난해처럼 특출 난 선수, 눈에 띄는 선수가 없어서 그렇지 전반적으로 구성이 고르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조직적인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팬들은 그래도 이름값 위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올해가 제일 낫다고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면 재작년 전력이 제일 좋았는데 성적이 가장 안 좋았잖아요? 외형적으로 좋아보이징 낳을 수 있어도 제 역할을 잘 수행해낼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용한 힘'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가장 필요한 포지션이 스트라이커인 것 같은데
"맞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외국인 선수 TO로 스트라이커를 계속 찾고 있습니다. 지난해 티아고처럼 말이죠. 글레이손을 영입했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 곁에 좋은 선수 하나 더 있으면 더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크로스가 많은 팀이기에 마무리해줄 수 있는 선수를 찾고 있습니다."

"논란? 좋은 팀을 만드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Q. 조금은 까다로운 질문이다. 구단 안팎으로 잡음이 나오고 있어 팬들이 걱정이다. 선수단은 괜찮은가?
"물론 분위기가 좋으면 좋겠죠. 어쨌든 이런 상황이 벌어져서 안타깝기도 하지만, 우리는 프로로서 결과를 잘 내는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고, 팀 안에서 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 열심히 해야겠죠. 그 문제는 도나 구단에서 알아서 잘할 거라 봅니다. (이 주제로 선수들과 미팅한 적이 있는가?) 그런 건 없어요. 구단 일은 구단 일이죠. 그게 우리로 인해서 생긴 일은 아니잖아요. 우리 팀 내에 산적한 문제도 굉장히 많습니다. 좋은 팀을 만드는 데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Q. 1년 재계약 조건 중 하나가 K리그1 승격이었는데
"매년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이루기 위한 도전 정신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승격을 위해 4년 째 도전하고 있고, 확실히 쉽지 않다는 걸 늘 느끼긴 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승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 오신 구단주님도 의지가 강하시고요. 올해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클럽의 향후 방향이 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시즌입니다. (사명감이 느껴지는데) 그런 것 같아요. 좋게 생각하면 선수들과 하나가 되는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더 동계훈련을 철저하게 치르고 있고요."

Q. 경남 팬들이 많이 걱정하면서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팬들에게 하고픈 말은?
"일단 팬들께서 기대하시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는 감독으로서 굉장히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게 다시 감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합니다. 어쨌든 우리가 목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항상 지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도모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꼭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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