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색 전략...LG엔솔 ‘투자’ 삼성SDI ‘기술’ SK온 ‘수익’
SK온, 매출성장...수율향상 과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3사 모두 몸집을 불렸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만 웃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매출액 7조6177억원, 영업손실 99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21년(3조398억원)보다 150.6% 늘었지만, 6831억원이던 영업손실 폭은 커졌다. 미국, 헝가리 등 신규 공장의 ‘램프업(생산량 증대)’이 지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대비 각각 43.4%, 57.9% 증가한 매출액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공장의 신·증설 및 안정적 운영, 북미 내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삼성SDI도 지난해 매출액 20조1241억원, 영업이익 1조808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48.5%, 69.4% 증가한 수치다. 헝가리 공장 신규 라인의 가동이 확대됐고, 고수익 제품인 ‘젠5(P5)’ 납품이 늘며 내실을 다졌다.
실적 신기록을 쓰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바라보는 SK온의 속내는 복잡하다. 두 회사가 수율 및 공장 운영 측면에서 안정화 단계에 도달한 것과 달리, SK온은 아직 신규 공장의 수율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SK온은 7일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최우선 과제로 수율 향상,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매출액 2배 확대’,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정·설비와 운영 측면의 수율 향상 과제를 도출해 추진 중”이라며 “수율이 안정화된 우수법인의 기술을 신규 공장에 적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도 과제다. 그는 “메탈을 포함한 원소재 가격, 환율 등 수익성 측면의 변동 요인은 최대한 판가에 연동하겠다”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증가에 대해서는 기존 판가를 조정하는 협상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 매출을 25~30% 이상 확대’를 목표로 세웠다.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도 단행한다. 올해 투자는 지난해 집행한 6조3000억원에서 50% 이상 확대한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원가 혁신’과 ‘스마트팩토리’를 올해 사업의 핵심 축으로 꼽았다. 그는 “조직의 역량을 집중해 생산성을 높이고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가열차게 진행할 것”이라며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 중후반대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재검토한다고 밝혔던 미국 애리조나주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 신설도 재추진한다. 장승권 상무는 “애리조나 공장은 테슬라와 원통형 EV 스타트업 고객들과 활발히 신규 공급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신기술 개발에 방점을 찍는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전지’의 파일럿 라인 가동을 시작하고, 용량을 극대화한 46파이 배터리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당사 전고체전지 파일럿 라인은 업계 최초의 순수 전고체 전지 생산라인으로, 상반기 중 라인 준공을 마치고 하반기 중소형 샘플 셀을 제작할 예정”이라며 “파일럿 라인에서 제작한 평가용 셀로 다양한 기술 검증을 진행해 셀 성능과 양산 기술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에 투자를 진행 중인 46파이 라인은 상반기 가동을 시작한다. 손 부사장은 “소재 혁신으로 에너지 밀도 상승을 통한 용량당 재료비 절감, P5, P6 등 플랫폼 기반 연구개발, 생산 확대 등으로 전지 원가 절감을 이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이 점유율 37%로 1위를 차지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BYD가 13.6%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어 파나소닉(4위·7.3%), SK온(5위·5.4%), 삼성SDI(6위·4.7%)가 뒤를 이었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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