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낸 석유 메이저, 돈 안되는 친환경은 찬밥

김덕식 기자(dskim2k@mk.co.kr) 2023. 2. 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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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더러운 돈 더 벌겠다는 것”

기록적인 이익을 거둔 글로벌 석유 메이저 BP가 기존에 약속했던 탈탄소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BP는 7일(현지시간) 작년 이익이 277억달러(약 35조원)로 전년의 128억달러의 두 배가 넘으며, 직전 최대 기록인 2008년의 260억달러도 넘어섰다고 밝혔다. 114년 역사상 최대 이익이다.

호실적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치솟은 유가 덕분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러시아 침공 후 배럴당 12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과정에 BP와 같은 대형 에너지 기업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셸도 지난해 이익이 399억달러로 전년보다 배 이상 늘면서 이전 기록인 2008년 31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역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BP는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낮추는 등 친환경 계획을 축소했다. BP는 오는 2030년까지 석유 가스 탄소배출을 35∼40% 줄인다고 했으나 20∼30%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석유와 가스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해당 분야 투자를 더 해야 한다는 것을 이유로 설명했다.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 측은 BBC에 “석유에서 더러운 돈을 더 벌라는 투자자의 압력 때문에 BP의 친환경 전략이 훼손된 것 같다”면서 BP의 결정을 비판했다.

BP 실적이 발표된 후 영국에서는 에너지 업체 횡재세를 확대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에너지 업체 특별 이익에 대한 부담금이라는 명목으로 횡재세를 도입하면서 비율을 당초 25%로 정했다가 올해부터는 35%로 올리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BP 주유소에 있는 표지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영국 정부가 석유와 천연가스의 높은 가격으로 이익을 얻는 기업들에 대한 세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영국 에너지 회사 BP는 이날 기록적인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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