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희' 김시은&배두나 "'다음 소희는 없기를"VS"유진같은 경찰이 있기를"[SS인터뷰]

조은별 2023. 2. 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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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시은. 제공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배우 배두나. 제공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더 이상 ‘다음 소희’가 나와서는 안된다.”

콜센터 현장실습을 나온 특성화고 여고생 소희의 사망사건을 그린 영화 ‘다음 소희’의 두 주연 배우 배두나와 김시은은 약속이라 한 듯 이같이 입을 모았다. 촬영 내내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다는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웃고, 울며 보다 많은 이에게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우 김시은. 제공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김시은 “세상의 수많은 소희들에게 소중하다 말하고 싶다”
“‘‘다음 소희’가 없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존재한다. 그들에게 당신들은 존재만으로 소중하다고 말하고 싶다.”

‘다음 소희’에서 당찬 여고생 소희를 연기한 김시은은 영화를 통해 느꼈던 감정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김시은이 연기한 소희는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평범한 19세 소녀다. 춤을 좋아하고 밝고 명랑한 성품을 지닌 소희는 술집에서 친구에게 시비를 거는 대학생들에게도 맞서 목소리를 높일 만큼 당당한 면모를 지녔다.

그런 소희도 취업이라는 관문 앞에서는 주눅이 든다. ‘대기업’ 현장실습이라는 담임교사의 말에 사무직 여직원을 꿈꿨던 소희는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며 전화를 받는 콜센터의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만 해도 이 이야기가 실화 바탕인지 몰랐다. 만약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관객들이 관심을 갖고 ‘다음 소희’를 걱정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감독님과 미팅에서 이런 대화를 나눈 뒤 캐스팅됐다.”

영화 ‘다음 소희’ 출처 | 영화스틸

김시은은 극 중에서 반짝반짝 빛나던 10대가 사회의 부조리함에 지쳐 시들어가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김시은은 “평소 눈물이 많지 않은 편인데 소희가 고객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저절로 눈물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김시은은 첫 장편 데뷔작인 ‘다음 소희’로 칸 국제영화제를 비롯, 해외 유수의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김시은은 “콜센터라는 공간이 한국적인 정서라고 생각했는데 현지 관객들이 영화 관람 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고 얘기해줬다”며 “이런 사건이 세계인이 공감하는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배두나에 대해서는 “닮고 싶은 선배이자 어른”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소희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유진같은 어른이 되지 않았을까. 이런 얘기를 감독님께 했더니 감독님께서 ‘꿈은 가질 수 있는데 소희는 공부를 못했다’고 하셔서 함께 웃었다. 배두나 선배는 순수하고 건강한 생각을 가진 어른이다. 배두나 선배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

배우 배두나. 제공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배두나 “유진같은 경찰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어딘가 유진같은 경찰이 꼭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다음 소희’에서 여고생 소희의 사망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유진 역을 연기한 배두나는 촬영하는 내내 간절함으로 임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영화에서 소희의 극단적인 선택을 수사하는 형사 유진으로 분해 인격이 아닌 숫자로 취급받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실태를 파헤친다.

처음에는 무덤덤하게 사건을 수사하던 유진은 소희가 처한 현실에 무심했던 부모, 숫자에만 매몰된 학교, 책임을 방관한 회사, 그리고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교육청에 분개한다.

여고생 자살사건을 유진처럼 적극적으로 파헤치는 경찰이 드물다는 점에서 유진 역할은 건조한 영화 속 유일한 판타지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배두나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일지 모르지만 어딘가 유진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촬영하면서 많이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 ‘다음 소희’ 출처 | 영화스틸

“작품을 촬영할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을 참으면서 연기하곤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막막했다. 형사 역이고, 공직에 있어 할 말은 다 하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극 중 유진에게 돌아오는 관계부처의 답을 들을 때마다 막막하고 화가 나서 촬영 내내 많이 울었다. 공직자로서 할 말 안 할 말을 내뱉는 유진의 대사들이 감독님의 메시지로 느껴졌다.”

함께 호흡을 맞춘 소희 역의 김시은에 대해서는 “깜짝 놀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를 처음 찍는데 이렇게 연기를 잘하다니, 깜짝 놀랐다. 자유롭고 당찬 연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며 이 영화 정말 좋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배두나는 ‘도희야’(2014)를 촬영한 정주리 감독에 대한 믿음과 시나리오에 반해 이 작품에 출연했다. 공교롭게도 드라마 ‘비밀의 숲’에 이어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 ‘브로커’와 ‘다음 소희’까지 연달아 형사 역을 맡게 됐다.
“ ‘브로커’는 6년을 기다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작품이다. 역할이 형사인지는 촬영 6개월 전에 알게 됐다.(웃음) ‘도희야’와 ‘다음 소희’는 정주리 감독님 세계관의 연장선이다. ‘비밀의 숲’의 한여진은 밝고 정의로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끌렸다. 모두 형사지만 직업과 상관없이 인물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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