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행선 큰심방 무구자료 80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기증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도 큰심방 고(故) 고행선의 무구자료 80건을 유족인 고만옥(고행선 큰심방의 남동생)씨에게 기증받았다고 8일 밝혔다.

고행선 큰심방(1928~2022년)은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출신으로 20대 후반에 신내림을 받고 주로 제주시 및 서부지역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12월 27일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해당 무구자료는 올해 1월 말 서순실 심방(제주큰굿보존회장)이 주재한 고행선 큰심방을 기리는 당주하직굿(심방이 무업을 그만두기 위해 신에게 고하는 굿) 등의 추모제례를 마친 후 기증됐다.

기증자료는 고행선 큰심방의 손때가 묻은 무구류(巫具類)로 심방의 기본 무구인 멩두(明斗:명두)라 일컫는 신칼·산판·요령 등이 포함됐다.

또 무악기(巫樂器)인 대영(징), 북, 장구, 설쇠, 바라가 있다. 의례에 사용된 제기(祭器)와 기메(인간과 신을 이어주는 무속도구로 창호지나 백지, 천 등으로 만든 신의 형상) 등도 기증됐다.

박찬식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이번 기증은 사라져가는 제주도 무속인의 삶을 되돌아보는 단초"라며 "향후 제주도 유무형의 무속 조사·연구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