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당당한 조씨부녀, 한마디 사과가 그렇게 어려운가 [핫이슈]

박봉권 기자(peak@mk.co.kr) 2023. 2. 8. 09: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대범죄 명확히 드러났는데도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궤변
‘재수없이 걸렸다·넌 깨끗하냐
왜 나만 갖고 그러느냐’식 남탓
반성은 없이 ‘피해자 코스프레’
인식체계 고장, 윤리의식은 꽝
조민, 조국 [사진 = 뉴스공장 캡쳐 / 연합뉴스]
조국 전법무부 장관이 2년 실형을 받았다.

재판부로부터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도 무겁다”는 질책까지 들었다.

이만큼 망신을 당했으면 민망해서 고개도 못들것 같다.

그런데 선고후 법원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조씨가 한 발언은 정말 의외였다.

“혐의 중 8∼9개 정도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이점에 대해 재판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조씨가 승소 한줄 알았을듯하다.

물론 현실은 정반대다. 조씨는 재판에서 패소했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깨졌다.

이번 재판의 핵심인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무마건 모두 유죄다.

13개 주요 혐의중 8건이 유죄였고, 본질에서 벗어난 곁가지 수준의 5건이 일부 무죄 판단을 받았을뿐이다.

실형 선고까지 받은 조씨가 이걸 모를리 없다.

그런데도 모래에 얼굴을 파묻은 타조처럼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놀라운 정신승리만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증거와 물증에 근거한 사법정의가 구현됐는데도, 국민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고 있다.

눈도 가리고 귀도 막은 그에게서 뉘우침과 사죄를 기대하기는 힘들것 같다.

재판부도 개전의 정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볼수 없는 조씨가 괘씸했던것같다.

판결문은 조씨를 이렇게 꾸짖고 있다.

“피고인 조국은 객관적인 증거에 반하는 주장을 하면서 그 잘못에 대해선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부전여전(父傳女傳)인가.

그의 딸 조민도 과도하리만큼 당당하니 당혹스럽다.

친야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를 했는데 ‘내가 뭘 잘못했느냐’며 억울해하는 말투에 깜짝 놀랐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검찰과 언론, 정치권이 가족을 정말 가혹하게 다뤄 힘들었다”며 피해자 코스프레다.

기가찰일이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힘이 센 권력자 등 특권층에게 더 가혹한 검증의 잣대를 들이대고 더 높은 공직·윤리의식을 요구하는게 사회정의다.

무엇보다 조국은 특권층 편법과 꼼수에 분노하고 노블리스오블리제를 주장했던 사람아니었던가.

한술 더 떠 “아버지가 장관직을 안 했으면 안 일어났을 일”이란다.

그냥 넘어갈수 있는 일인데도 조국이 법무장관 욕심을 내는 바람에 이 모든 사달이 벌어졌다는걸로 들린다.

한마디로 재수없이 걸렸다는거다.

“과연 본인들은 스스로에, 아니면 가족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너는 뭐 깨끗하냐”고 항변하는듯하다.

무조건 잡아떼다가 잘못이 드러나면 “너도 그랬잖아”라며 물귀신 작전을 쓰는 정치꾼들의 못된 구태정치만 배운듯하다.

“부족하지 않은 저의 환경 자체가 누군가에게 특권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발언도 어이가 없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조차 제대로 모르는것 같다.

아니 알고 싶어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입시제도 공정성을 훼손하고 불신을 키운 입시비리는 ‘특권’이 아니라 중대한 범죄다.

입시비리를 넘어 조국사태로 인해 나라가 두쪽 났다.

국론이 분열되고 소모적 갈등으로 얼마나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고, 나라가 퇴행했는지 조차 관심이 없는듯하다.

조민씨가 부산대 의전원 입시때 제출한 인턴십 확인서 등 소위 ‘7가지 스펙’이 모두 가짜 또는 위조로 밝혀졌다.

딸자식을 의사로 만들기위해 입시비리를 저지른 모친은 징역 4년 실형이 확정돼 수감중이고, 1심 재판부는 부친에게 실형을 때렸다.

단순 특권이 아닌 이같은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은 당연한것인데 “왜 나만 갖고 그러냐”며 억울한 피해호소인을 자처하는건 번짓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것이다.

이게 현실인데도 조민씨는 “나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하니 황당무계하다.

일반인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이해하기 힘든 궤변이다.

인식체계가 고장 났다고 판단할수 밖에 없다.

상황판단 능력, 사회인으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꽝이다.

이런데도 “의사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다”는 주장을 하니 정유라씨가 ‘웃고간다’고 하는것 아니겠나.

조씨 부녀에게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부탁하자.

제발 좀 사과할것은 사과하고 잘못한건 잘못했다고 하면 안되겠나.

박봉권 논설위원(peak@mk.co.kr)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