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직접 만든 ‘팝업 놀이터’ 물총 쏘고 보물 찾고 꿈 같은 하루[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인지현 기자 2023. 2. 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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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긴 학교 운동장과 동네 공터, 골목 곳곳에 '팝업 놀이터'가 찾아왔다.

지난해 9월 3일 전북 전주남초 운동장에서 열린 팝업 놀이터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여의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300여 명의 아이들이 몰렸다.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놀이터 행사 당일 할 프로그램과 부스를 정했고 47명의 초등학생, 12명의 중학생이 각 기관을 통해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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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전북종합사회복지관 ‘삐뚤빼뚤 놀이터’
초등학생이 놀이판 손수 제작
중학생은 달고나 등 간식 준비
박스집 짓기·페트병 물총 등
일회용품도 멋진 장난감으로
3시간 짧은 행사 300명 몰려
전북 지역 아이들이 지난해 9월 3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남초 운동장에서 열린 팝업 놀이터 ‘삐뚤빼뚤 놀이터’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이 전통놀이인 안경놀이 재미에 푹 빠져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긴 학교 운동장과 동네 공터, 골목 곳곳에 ‘팝업 놀이터’가 찾아왔다. 지난해 9월 3일 전북 전주남초 운동장에서 열린 팝업 놀이터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여의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300여 명의 아이들이 몰렸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주말, 휑하니 비어있던 운동장에는 어느새 ‘페이스 스티커’ ‘페트병 물총 놀이’ ‘박스 놀이터’ 등 각종 부스로 가득 찼다. 모두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에 이르는 지역 아이들이 기획하고 제작한 놀이 부스이자 이벤트였다. 아이템 구상부터 선정, 물품 준비, 현수막 만들기 등 모든 과정에 고사리손이 참여하지 않은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이들이 손수 만들어 조금은 서툴고 불완전하지만, 그만큼 순수한 마음이 담긴 이 놀이터의 이름은 ‘삐뚤빼뚤 놀이터’. 이곳에서 아이들은 진심을 나누며 힘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이겨낼 힘을 얻었다.

삐뚤빼뚤 놀이터의 시작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북종합사회복지관이 주축이 돼 지역 내 아동 관련 기관 및 학교들과 힘을 합쳐 팝업 놀이터 조성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완산골지역아동센터, 흑석나눔지역아동센터, 단비지역아동센터, 전주남초, 성심여자중으로 구성된 네트워크 ‘완산 서학 해피아이넷’은 각 기관에 연계된 아이들로 하여금 축제 기획과 진행의 전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놀이터 행사 당일 할 프로그램과 부스를 정했고 47명의 초등학생, 12명의 중학생이 각 기관을 통해 힘을 보탰다. 완산골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초등학생들이 ‘날아라 신발 빙고’ 프로그램 준비와 놀이판 제작 등을 맡고, 흑석나눔지역아동센터에서는 ‘우정목걸이·요술팔찌’ 부스 준비 등을 맡는 식이다. 달고나, 아이스티 등 행사 당일 아이들에게 나눠줄 음식을 준비하는 일에는 중학생 언니 오빠들이 힘을 보탰다.

달고나 만들기
페트병 물총 놀이
박스 놀이터 만들기

지역 기관들이 한뜻으로 놀이터 행사를 준비했지만, 당일까지만 해도 참여율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북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잠깐 열렸다 사라지는 놀이터 특성과 오전에 진행하는 시간대로 인해 참여율을 예측할 수 없었다”면서 “게다가 태풍으로 인해 비 소식이 있어서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시작했는데, 진행자까지 포함해 예상인원의 3배가량인 300명 가까운 인원이 행사에 참여해 놀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갈 곳을 잃어버렸던 지역 내 아이들이 오랜만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이날 놀이터 행사에 몰리면서 어느 때보다 생동감 넘치는 현장이 빚어졌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평이었다.

이날 놀이터 행사의 포문은 레크리에이션 전문 강사가 열었다. 전주남초 운동장에서 주최 측과 참여자 모두 한마음으로 레크리에이션을 하며 어색했던 분위기를 풀었고, 이후 기관별로 마련된 부스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옆에 마련된 전통놀이길에는 안경놀이, 8자놀이 등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놀이를 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또 교육적 효과까지 더하기 위해 유엔아동권리협약 관련 내용을 보물찾기 형태로 찾아보도록 했다. 놀이터에 기후환경 요소를 접목해 박스놀이터, 페트병 물총 놀이 등으로 한번 쓰고 버리는 쓰레기로 여길 수 있는 것들이 놀잇감을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 이날 행사를 이끈 전북종합사회복지관의 한선희 관장은 “지역사회 학교와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등 여러 기관이 함께 고민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또 여기에 속한 아동들이 놀이 부스를 직접 준비하고 진행했다는 점에서 그 어느 행사보다 의미가 있었다”며 “팝업 놀이터뿐 아니라 아동들의 놀 권리 증진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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