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별다방 로고 속 세이렌, 노래로 사람들을 홀리고 잡아 먹다" (철파엠)

8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별다방 로고 속 인물이자 뮤즈 여신의 딸 세이렌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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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헌이 DJ 김영철에게 "커피 좋아하시냐?"라고 묻자 김영철이 "좋아하는데 아침에는 못 마신다. 방송 때문에. 방송 끝나고 아메리카노 한 잔 한다"라고 답했고, 이에 김헌이 "저는 아침에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시작해 점심 먹기 전에 라떼 한 잔을 마신다"라고 응수했다.

이어 김영철이 "목동 방송국을 나가면 별다방이 있다. 거기에서 한 번씩 먹는데 별다방 로고를 볼 때마다 신화 속 인물인가? 생각한다"라고 말하자 김헌이 "스O벅스 로고를 자세히 보면 왕관을 쓴 긴머리의 여인이 있다. 그리고 양쪽으로 두 개의 물고기 꼬리가 솟구쳐 있는 인어의 모습이다. 이 로고를 그린 디자이너 헤클러는 '이 그림 속 주인공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오늘은 세이렌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헌은 "별다방 이름은 스타벅이라는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라며 "스타벅은 미국의 소설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이다. 이 스타벅이 커피를 엄청 좋아했다. '모비 딕'에서 포경선의 선장 에이허브는 자기 다리를 앗아간 거대한 흰고래를 사냥하러 나갔다가 작살에 맞은 고래에 끌려가 바닷속으로 빨려들어가 죽게 되고 배는 침몰하게 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세이렌은 이런 소설의 결론과 연결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세이렌은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었다"라며 김헌이 "세이렌들은 이탈리아 반도 동쪽 섬에 살고 있었다고 한다. 세이렌들은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있으면 배에 접근해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다가 멀어졌다고 한다. 그러면 뱃사람들이 그 노래에 홀려 바다로 뛰어들었고 세이렌들은 그 뱃사람들을 잡아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배는 침몰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하자 김영철이 "그런 세이렌을 별다방 로고에 쓴 이유가 뭐냐?"라고 물었고 김헌은 "뱃사람을 홀려 바다에 빠지게 하는 세이렌의 아름다운 노래처럼 자신들의 커피로 사람들을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이런 뜻과 '모비 딕'의 스타벅의 이미지를 섞어서 만든 거라고 한다"라고 답했다.

김영철이 "세이렌은 왜 그렇게 노래를 잘하는 거냐? 뮤즈랑 관계 있냐?"라고 묻자 김헌은 "맞다. 가문의 유전자 덕분이다. 세이렌의 엄마가 음악의 여신 뮤즈였다. 9명의 뮤즈들 중 비극을 관장하는 멜포메네가 세이렌들의 어머니였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헌은 "세이렌의 원래 모습은 별다방 로고에 나오는 것처럼 인어가 아니었다"라며 "처음에는 아름다운 보통 처녀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절친 페르세포네가 저승의 신 하데스에게 납치되자 친구를 찾기 위해 세이렌은 신들에게 기도를 했고, 신들은 하늘을 날면 페르세포네를 찾을 수 있을 거다 라며 두 팔을 날개로 만들어줬다. 그때부터 세이렌은 처녀의 얼굴에 새의 날개와 새의 몸을 가진 반인반수의 모습을 하게 되었다"라고 전하고 "세이렌을 인어의 모습으로 그리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정통 이야기에서 나온 게 아니라 북유럽 신화나 유럽의 다른 지역 전설이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섞이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앰뷸런스나 경찰차의 경고음을 '사이렌이 울린다'라고 얘기하는데 이 때 사이렌이 세이렌 신화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김헌은 "세이렌이 사람을 바다에 빠뜨리고 잡아 먹는 위험한 괴물이라는 이미지에서 사람들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소리를 내는 기계를 사이렌이라고 부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김영철이 "우리 주변에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와 이미지, 상징들이 계속 살아있다는 걸 느낀다"라고 말하자 김헌은 "우리나라 가요에도 세이렌을 모티브로 한 곡이 두 곡이 있더라. 선미 씨의 '사이렌'과 태연 씨의 '사이렌'이 그렇다"라고 응수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사진캡쳐 SBS김영철의파워FM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