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춘계공세 북동부 하르키우·남부 자포리자까지 포함 가능성"

김예슬 기자 2023. 2. 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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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최전선 고려했을 때 상당히 넓은 지역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군의 미사일 포격을 받아 파괴된 아파트에 구조대원이 출동해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 대한 공세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북동부 하르키우 혹은 남부 자포리자 지역까지 공격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 서기는 "하르키우나 자포리자 방향으로 공세를 시도할 것"이라며 "그들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이 자포리자에서 우크라이나의 방어 시설을 조사하고 있다"며 "또한 우크라이나는 하르키우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현재 최전선을 고려했을 때 러시아가 자포리자 방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멜리토폴에서, 하르키우 방향으로 들어가려면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멜리토폴에서 자포리자까지는 125㎞, 벨고로드에서 하르키우까지는 80㎞다. 이 두 지역 중 하나만 점령에 성공하더라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군의 점령지는 상당히 확대된다.

8일(현지시간) 미국전쟁연구소(ISW)가 분석한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 붉은색이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 푸른색이 우크라이나가 재탈환한 지역이다. 23.02.07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러시아는 지난달 12일 군 지도부를 전격 교체한 뒤 군제 개편을 단행했고, 이후 꾸준히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위주로 군사력을 보충해왔다.

특히 러시아군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최근 몇 주 동안 바흐무트를 포위하고 점령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러시아군은 전선에서 교착 상태가 이어지며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주요 보급로가 통하는 바흐무트 점령에 힘을 쏟고 있는 상태다.

그간 러시아가 2월 내로 전선을 확대할 것이라는 예측은 나왔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방향에서 어떤 식으로 공세를 가해올지는 불분명했다. 다닐로우 서기는 앞서 "서로 다른 방향에서 공격해올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2~3주 안에 어떠한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선의 상황이 험난하고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침략자는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해 우리의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으며,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지난해 첫 침공일을 기념하기 위해 "뭔가를 시도할 수 있다"며 러시아의 대규모 공세가 빠르면 2월24일 시작될 수 있다며 모호한 전망치를 내놨다.

지난해 12월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아 산산조각이 난 산부인과 건물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BBC도 러시아의 춘계 공세가 있을 유력한 지역으로 바흐무트를 비롯해 자포리자, 하르키우, 부흘레다르 등을 꼽았다.

자포리자 인근 철도망은 러시아에 북쪽 공세를 위한 보급로 구실을 한다. 자포리자가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갈 경우 오리히우나 포크롭스크 같은 작은 민간인 마을 점령할 수 있다. BBC는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위치를 더 뒤로 밀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의 최대 사거리가 120㎞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멜리토폴은 요격 범위 내에 있었다. 멜리토폴은 크림반도로 가는 철도 환승역이 있어 '크림반도의 관문'으로 여겨진다. 외신과 군사 전문가들은 춘계공세의 격전지로 공통되게 멜리토폴을 꼽아왔다. 결국 러시아가 자포리자를 거머쥐면 춘계 승세는 러시아에 기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르키우는 러시아 국경과 불과 25마일(40㎞) 떨어져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러시아에 점령된 적이 없다.

BBC는 "러시아가 지난 1년 동안 침투하지 못한 도시를 이번에 점령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러시아가 하르키우를 점령하면 상당한 전략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이점으로 러시아가 현재 하르키우 남쪽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수도인 키이우로 후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흘레다르는 현재 자포리자주(州)와 도네츠크주 사이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대치선에 위치한 최전선이다. 러시아군이 이 지역 공세를 강화한 데는 부흘레다르와 남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 사이의 볼노바카, 정확히는 볼노바카를 통과하는 철도 노선을 지켜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서 철도 노선을 이용해 북쪽 도네츠크 남부전선으로 군수품과 병력을 이동시킨다. 볼노바카가 우크라이나군 손에 넘어갈 경우 군수품 보급이 차단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쪽이 아닌 동맹국인 벨라루스를 통해 북서쪽에서 공격해올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다닐로우 서기는 이번 인터뷰에서 "그쪽에 충분한 병력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그 방향(북서쪽)에서 올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이미 지난달 초부터 대공세에 돌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영국 측의 분석대로 러시아군이 이미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다면 대공세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사실상 전선에서 밀리고 있음을 뜻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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